금강산 南흔적 지운 북한, 자체개발 가속화…"산악관광업 발전시켜야"
백두산 일대 이어 올해 금강산 재개발 본격화 가능성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로 금강산관광지구에서 남한의 흔적을 모두 지운 북한이 산악관광업 발전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금강산을 자체적으로 관광지로 재개발할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17일 북한의 월간지 금수강산 2월호는 오현 국가관광총국 처장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북한에서 관광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업들이 더욱 적극화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 처장은 "산지 면적이 전 영토의 80%를 차지하는 자연지리적 특성에 맞게 산악관광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해당한 대책을 강구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산악관광지는 산악지대의 특성을 활용해 다양한 관광상품 마련이 가능한 관광지를 말하는 것으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금강산은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구월산과 함께 북한의 주요 산악관광지로 꼽힌다.
지난해 북한은 대표적인 산악관광지인 백두산 일대 개발을 재개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해 7월 삼지연 건설 현장을 찾아 "천연수림과 산악을 이루고 있는 백두산 일대의 대자연은 내놓고 자랑할 만한 귀중한 자원"이라며 삼지연시를 '특색있는 복합형 산악관광지구', '사계절 산악관광지구'로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특히 삼지연시의 포태지구는 강설량이 많다는 지리적 특성을 감안해 대규모 스키관광휴양지를 포함한 '체육 및 체험활동형 산악관광지구'로 개발할 것을 지시하는 등 '디테일한' 구상이 하달된 상황이다.
북한에서 말하는 '복합형 산악관광지구'는 스키, 자전거, 등산, 온천욕, 승마 같은 다양한 관광활동을 할 수 있는 관광지다. '사계절 산악관광지구'는 이같은 활동을 계절에 구애 없이 할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당시 김 총비서는 산지 면적이 전 영토의 80%를 차지한다는 점을 들어 삼지연뿐 아니라 나라 전반에서 산악관광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에 따라 백두산에 이어 올해는 금강산관광지구를 재개발하는 사업을 본격화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이미 재개발을 위한 밑 준비를 거의 마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10월 "너저분한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는 김 총비서의 지시에 따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무단 철거에 나선 북한은 최근 마지막 남측 자산인 이산가족면회소마저 철거에 나섰다.
아직 북한이 새 시설을 짓는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관광지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고, 실제 이달부터 러시아인뿐 아니라 중국, 서방 대상으로 북한 관광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전국 곳곳에서 관광지 개발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의 금강산관광지구 재개발 구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2월 금강산과 가까운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찾아 "앞으로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려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과 동해안 해수욕장 그리고 금강산 내 골프장, 온천 등 휴양시설로 사계절 내내 활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복합형 관광지구를 조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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