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티카지노

北 '구축함 파손 사고' 이례적 신속 공개…기강 잡기·의혹 차단 의도

5000톤급 구축함 진수 실패, 이튿날 대내외 매체로 일제히 보도
빠른 수습 위한 내부 기강 잡기 의도…사진·영상은 미공개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의 신형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dqdt.shop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북한이 새로 건조한 5000톤급('최현'급) 구축함 진수식 과정에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했다.

22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청진조선소에서 21일 진행한 새 구축함 진수식에서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사고 하루 만에 관련 사실을 대내외에 공개한 것이다.

신문은 "진수 과정에서 미숙한 지휘와 조작 부주의로 인해 대차 이동이 평행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라며 "이로 인해 함미 부분의 진수 썰매가 먼저 이탈됐고, 일부 구간의 선저 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되며 함수 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건조된 배를 대차에 올려 경사로에서 측면으로 미끄러뜨려 수면 위로 올려야 하는데(측면 진수) 이 과정에서 선수와 선미에 설치된 대차가 동시에 기동하지 못해 배를 수면에 띄우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충격으로 구축함 하부 등이 상당 부분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진수식에 참석했으며 그가 '격노'해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북한의 사고를 즉각적으로 인지했으며, 현재 구축함이 바다에 넘어진 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신들의 사건사고 소식을 매체를 통해 공개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이 소식은 사고 이튿날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서도 보도됐는데,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이 이처럼 중대한 사고 발생 사실을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최고지도자의 지시로 공을 들인 사업의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곧 지도자의 체면과 직결되는 일로 여겨질 수 있는 만큼, 그간 북한은 대형 사건사고와 관련해선 사고 조사와 책임자 문책 등이 다 이뤄진 뒤에야 관련 사실을 보도하곤 했다.

지난 2023년 5월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실패 때 북한은 대외적으로만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 등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 관련 사실이 공개된 것은 사고 발생 20여일 만이었다.

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달리 구축함 사고를 주민들에게 신속하게 공개한 것은 우선 이번 사실을 숨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위성 발사는 외딴 장소에서 이뤄지고 발사 실패 여부를 일반 주민들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구축함 진수식은 많은 장병들과 일반 주민들이 활동하는 항구 인근에서 발생한 만큼 금세 소문이 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부적으로 기강을 다잡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노동신문은 "도저히 있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중대 사고이자 범죄적 행위"라거나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사고"라는 김 총비서의 질책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는데, 이는 전국의 각 군, 당 및 정부 조직에 고강도 메시지를 전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이번 사고가 한미의 대북 정찰 시스템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들이 아닌 한미가 이 사건을 먼저 공개하면서 망신을 사거나 사고와 관련한 억측이나 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총비서는 사고 원인에 대해 '순수 부주의'라고 표현했는데, 이런 부주의한 실패에 대해 엄중한 문책으로 내부 기강을 잡으려는 게 보도의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발 빠른 공개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내부 소행 등 억측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또 이번 사고로 북한이 '내년 초'로 예고한 5000톤급 구축함의 실전배치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를 미리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의도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첫 5000톤급 구축함을 진수하면서 이를 동해함대에 배치해 동해함대를 향후 '원양함대'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원양함대는 여러 척의 구축함과 작전 수행에 필요한 지원함으로 구성되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4월 건조한 첫 5000톤급 구축함이 서해 남포조선소에서 건조된 만큼, 이 배가 아닌 새 구축함이 동해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파손된 구축함의 복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현재 물리적으로 측면 진수만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진항의 진수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경우 새 구축함의 실전배치 및 원양함대 구성 일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사고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자신들의 '실패'가 적나라하게 기록으로 남고, 한미 등에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를 꺼린 것으로 보인다.

yeh25@dqdt.shop

바오슬롯 프리미어카지노 소닉카지노 산타카지노 토르카지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