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트럼프 취임으로 가장 중요한 도전적 과제 됐다"
한반도평화포럼 세미나…"한미 간 긴장·쟁점 요인 될 것"
北 콘도에 보인 관심엔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 오갈 수 있어"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이라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한미가 북핵 문제를 쟁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외교안보 분야 원로들의 조언이 제기됐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2일 한반도평화포럼이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2025 한반도, 봄은 오는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정책으로 반영될지, 아닐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 관련된 위상을 기존 바이든 행정부와는 다르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결국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이 위에서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한미 간 상당한 미묘한 긴장과 쟁점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대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핵군축' 협의를 하려는 것인지, '핵동결' 협의를 하려는 것인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북한은 핵을 포기한다는 말을 하지 않으면서 협상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가 가장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며, 더 쟁점으로 관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전 통일부 장관)은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뒤 북미 협상이 이뤄진다면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고, 이를 위해 핵보유를 인정하며 핵동결 상황과 북한의 경제 제재 해제를 '딜'(deal)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미국의 대중 억제 전략의 '매력적인 부분'이라며 "정부가 이 부분을 전략적으로, 단계적으로 잘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북한의 해안가 콘도 역량'를 거론한 것을 두고서도 '생각보다 더 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의 강원도 원산 해안 리조트(갈마해안관광지구) 등 북한의 관광사업 개발에 미국이 투자할 가능성을 주목하는 발언들도 나왔다.
이종석 전 장관은 "김정은 총비서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이야기(거래)가 오갈 수 있다"면서 관련한 대화의 가능성도 높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김양희 대구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북한의 관광지 등 경제적 개발 지원에 나설 경우 한국의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남한은 북한과 금강산관광지구 및 개성공단 개발 등의 경험이 있다"면서 "이러한 경험으로 북측과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는 것은 미국의 대북 경제적 지원을 '남·북·미' 주도로 끌고 갈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북미 협상이 진행될 시 '한국 패싱'이 이뤄지지 않게 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조병제 전 국립외교원장은 "트럼프 취임 후 북미대화가 진행되면 '코리아 패싱' 우려가 나오는데,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북미대화를 지지하면서도, '남북대화가 꼭 필요하다'라고 주장한다면 그 공간 속에서 남북 대화와 남북관계 회복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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