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남북 두 국가론' 반영 '조선전도' 리뉴얼 첫 확인
지난해 4월 제작…남한 지역 '한국'으로 표기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지난해 1월 '남북 두 국가론'을 반영해 한반도 지도를 수정한 것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5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에 따르면 북한말(조선어)을 공부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국인(아이디 '才略')은 지난달 28일 북한 지도출판사가 인쇄했다고 표기된 '조선지도'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다만 해당 지도의 확보 경로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사진을 보면 '조선지도'의 남한 쪽은 회색으로 흐려진 채 '한국'이라고만 적혀 있다. 북한이 공식 문서에 남한을 '한국'으로 표기한 것은 '두 국가론' 선언 이후부터다. 지도 왼쪽 상단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교시를 담고 오른쪽 하단 모퉁이에는 '2024년 4월 발행'으로 제작일자가 명시돼 있다.
국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018년 버전의 '조선지도'에는 남한 지역의 행정구역도 보통의 지도처럼 상세하게 표기돼 있다.
또 섬을 포함했을 때 남쪽의 끝은 '제주도 서귀포시 마라도 남쪽 끝', 동쪽의 끝은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동쪽 끝', 한반도의 동서남북 길이 등도 명시돼 있었지만 새로 나온 지도에선 이러한 설명들이 모두 삭제됐다.
아울러 과거 지도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시가 표기돼 있었지만 이제는 김 총비서의 교시로 변경됐다. 발행 날짜에 병기됐던 주체연호도 새 지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등 최근 북한 내부에서의 변화 동향이 모두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김 총비서가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통일 표현 삭제와 영토 조항 신설 등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선언을 한 이후로 후속조치로 국가의 지도를 수정한 것으로 추측된다. 아울러 김 총비서의 교시를 넣고 주체연도를 삭제한 것은 '김일성·김정일 주의'에서 김 총비서의 독자적 통치이념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우상화 강화 조치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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