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사흘 전이지만…'광명성절' 사라진 북한
'광명성절 영화상영주간'→'2·16 경축'으로 변경
지난 13일 기준으로 노동신문서 '광명성절' 언급 전혀 없어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2·16)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은 과거 김 위원장의 생일을 가리키던 '광명성절'이라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인 13일 자까지 김 위원장의 생일 관련 행사를 보도하면서 '광명성절'이라는 표현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북한은 통상 2월 초부터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광명성절 관련 기념행사를 각지에서 진행하곤 했다. 올해에도 각종 행사가 진행 중이지만, 대부분 매체에서 광명성절 대신 '2·16 경축', '2월의 명절' 등의 표현만 사용하고 있다.
신문은 13일 자 보도에서도 '2월의 명절을 맞는 수도의 거리에 꽃향기 넘쳐나게' 제하 기사를 통해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명절인 위대한 장군님의 탄생일을 맞으며 수도의 거리가 더욱 아름다워지게 된다"라며 평양의 환경미화사업을 조명했다.
또 지난 11일 자에서는 '2·16 경축 영화상영주간'이 시작됐다고 알렸는데, 작년까지 북한은 이 행사를 '광명성절 경축 영화상영주간'이라고 선전해 왔다.
이러한 북한의 행보는 현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독자 우상화'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지칭하는 '태양절'(4월 15일)이라는 표현의 사용을 자제하고 태양절의 이름마저 바꿨다는 이야기도 나온 바 있다.
또 김 총비서의 얼굴이 담긴 배지(초상휘장)가 처음 공개됐고, 김일성 주석 시절 제정한 '주체연호' 사용도 폐지하는 등 선대와 관련된 우상화 장치들을 상당수 없애는 듯한 동향을 보였다.
통일부는 북한의 광명성절 용어 폐지 동향과 관련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오는 16일 당일 내놓을 보도의 내용에 따라 선명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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