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다양화 시도하는 北?…'빙수'나 '떡' 대신 '젤라또'나 '와플'
젤라또 만드는 방법 선전…밀가루 음식 독려 경향성 드러나
- 최소망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생존에 필수적인 음식이 아닌 '식후 입가심 요리'(우리의 후식)의 다양화를 꾀하며 주민들의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빙수'나 '떡'과 같은 후식이 아닌 '젤라또'나 '와플' 등 서양 먹거리에 대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 조선요리협회가 발간하는 계간지 '조선 요리'는 최근 2025년 1호를 발간하고 러시아 음식 중에서도 단 음식의 후식을 만드는 방식을 소개했다.
조선 요리는 과일 주스나 전분으로 걸쭉하게 만드는 달콤한 수프인 '끼셀리'(키셀리), 젤라틴을 넣어 만드는 '무쓰'(무스)나 '쩨리'(젤리), 퓨레와 비슷한 '꼼뽀뜨'(퓌레), 아이스크림 등을 선전했다.
이 외에도 최근 개최된 '젤라또 월드컵 대회'를 소개하면서 각의 젤라또를 소개했다. 조선 요리는 "스위스조는 익힌 토끼고기와 강냉이 반죽으로 감싸는 방법으로 요리를 만들고 사프란을 이용한 젤라또를 곁들어 내놓았다"면서 "에스빠냐(스페인)조는 올리브기름과 젤라틴을 섞어 굳이 물고기알 모양의 가공품을 이용했다"라고 전했다.
본래 디저트 후식 개념의 요리로 '사치 음식'으로 치부되는 만큼 식량이 풍족하지 못한 북한에서는 디저트 문화가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았던 바 있다. 그나마 군것질 개념으로 사탕이나 과자 조각, 엿, 약과, 떡이나 빙수 등이 있었다.
이러한 북한이 기존 군것질에서 벗어나 서양 문화인 젤라또나, 퓌레, 젤리 등 후식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하지만 최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입맛이 다양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민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디저트를 선전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 김정은 총비서가 주식이던 쌀과 옥수수를 쌀과 밀가루로 대체하고 주요 농작물로 벼와 밀을 재배하라고 지시하면서 밀가루 생산량이 확대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3년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밀·보리 생산량은 22만t(톤)으로 전년도보다 22.2% 증가했다.
북한은 2022년부터 거의 해마다 '밀가루 음식 전시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밀가루 음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때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밀가루 요리 외에도 빵이나 쿠키·와플 핫도그 등 간단한 후식·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공개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밀가루 증산을 지속 강조하고 주민들의 음식에 대한 수요가 날로 높아지는 만큼 북한의 디저트 문화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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