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수해 피해' 집 잃은 학생들에 뜬금없는 악기 선물…왜?
'후대사랑' 부각…대중 악기 선물, 사상 교양 의도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수해 지역의 새 학교들에 악기를 선물로 보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원수님께서는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의 수해 지역에 새로 일떠선 학교들에 피아노와 손풍금(아코디언), 기타, 어은금, 가야금, 하모니카를 비롯한 악기들을 선물로 보냈다"라고 전했다.
선물을 받은 학교는 신의주시 하단1고급중학교, 의주군 서호고급중학교, 성간군 광명고급중학교, 전천군 화암소학교 무평분교, 김형직군 삼포고급중학교 등이다.
신문은 당시 일부 수해민과 아이들을 평양 '4·25 여관'에 머물게 한 '특별조치'를 언급하며 "천지개벽한 고향 마을들에 자랑을 더해주는 멋들어진 학교들을 세워주시고 현대적인 교구비품과 교육설비, 체육기재들을 보내주신 데 이어 또다시 수많은 악기들도 안겨주시는 크나큰 배려를 돌렸다"라며 김 총비서의 '후대 사랑'을 부각했다.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의 당, 정권기관, 관계부문 일꾼(간부)들, 교직원, 학생, 학부형들이 참가한 모임에서는 김 총비서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또 이들은 "교육사업에 전심전력하며 학습과 조직생활을 잘하고 과외활동에 적극 참가하여 아버지 원수님의 참된 아들딸들로 튼튼히 준비해 나갈 것"에 대해 언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수해 복구 지역 주민 지원을 김정은의 '애민 정치' 차원에서 적당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문적인 악기가 아닌 대중 악기를 선물한 것은 북한의 청소년 교양 차원의 보급 의도"라고 분석했다. 음악을 통해 수해지역 어린이들의 사상 교양을 한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7월 말 북한 압록강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고, 이에 김 총비서는 노인·어린이·학생 소년·군인 등 지역 주민 약 1만 5000명을 평양에서 임시 체류하게 했다. 이후 약 5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수재민들이 귀향했다.
북한은 그 후로도 수해 복구지에 새로 건설된 살림집(주택) 성과 등을 지속 선전하며 주민들의 결속과 충성을 독려해 왔다. 특히 수해지역 학생들과 아이들을 챙기는 모습을 자주 공개하며 지역 민심을 다잡는 데 계속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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