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vs 계몽령" "의원 vs 요원"…설 밥상 뒤집힐라
밥상 대화 키워드 '계엄·탄핵·조기대선'…정치화제 피하기 어려워
현직 대통령 첫 구속·이재명 사법리스크도…김문수 급부상도 관심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정치 얘기는 가족 밥상머리 금기로 꼽히지만 이번 설 연휴는 12·3 비상계엄 사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 굵직한 정치 이슈가 계속되고 있어 정치 이야기를 피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5분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겠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54일째인 25일 정치권은 여전히 계엄 사태의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본인이 직접 헌법재판소에 나와 변론을 펼치면서 옷차림부터 변론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을 포함한 3번의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당사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구속수감 중임에도 불구하고 머리 손질을 받고 나온 것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하며 말을 맞추는 모습도 주목받았다.
윤 대통령 측 변론 내용도 도마 위에 올렸다. 조대현 변호사는 "국민들은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반국가세력은 내란죄라고 몰았다"고 주장했다. 송진한 변호사는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빼내라고 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말장난으로 위헌·위법 행위를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발상 자체가 정말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방어권을 행사하는 부분으로 당으로선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수사 상황도 회자될 전망이다. 현직 대통령 체포·구속은 헌정 사상 최초일 만큼 유례가 없는 수사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구속영장 발부에 격앙돼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각종 기물을 파괴해 무더기로 체포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 절차와의 형평성을 거론하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문제 삼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체포와 구속을 '헌정질서 회복'이라고 평가하며, 국민의힘이 폭동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기 대권 향방도 설 밥상머리 이슈에 오를 전망이다.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고 파면을 선고할 경우 60일 이내 대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잠룡을 차기 대선 후보로 상정한 여론조사 결과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특히 '극우'로 통하는 김 장관의 부상이 주목받고 있다. 김 장관은 비상계엄 사태 전까지 주목받지 못했으나 최근 여권 대선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주자의 경쟁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중도층의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소추,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 수사로 조기대선까지 정국 주도권을 주도할 '호재'를 잡았지만 대표 및 당 지지율 모두 하락세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고비다. 법원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심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1심과 같이 '10년간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되면 대선주자 자격을 두고 당 안팎에서 거센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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