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은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에너지를 중심에 둔 국토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국회 내 관련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계획을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박정희 시대 국토종합계획으로 산업화를 이끌었듯,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AI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발상이다.

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에너지가 국내 AI 산업 도약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AI 기술 특성상 전력량 소비가 많은 만큼 에너지가 미래 산업의 가장 기본적 조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희숙 경제활력민생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일 "다시 한번 쿵쾅쿵쾅 대한민국이 도약하기 위해 에너지를 기본조건으로 하는 국토균형발전인프라계획을 만들기로 했다"며 "대한민국 재도약의 첫날이 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당은 과거 박정희 정부가 수립한 국토종합계획을 통해 성공적인 산업화가 이룩됐다고 본다. 당시에는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등을 통해 전국을 연결하면서 한국 산업의 '대동맥'이 형성됐다는 인식이다.

AI 시대에는 에너지망을 구축하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국토 발전의 관점에서 에너지망을 구축해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특위 핵심 관계자는 "도로를 통해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전력이 없다면 나라가 미래 산업에서 앞서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는 한국이 AI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세계 주요국은 AI 시대 선점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며 "AI 산업은 '전기 먹는 하마'로 미·중은 AI 산업 발전을 위해 전력망을 확충하고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중심의 국토종합계획을 새롭게 수립하면 송배전 시설 설치에 고질적인 장애물인 주민 반발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 하남시는 주민 반대를 이유로 한국전력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을 기각한 바 있다. 동해안 지역도 송배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지만 주민 반대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단지나 신도시를 만들기 전에 에너지와 관련된 계획을 사전에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지역균형발전도 도모한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주로 에너지가 생산된다는 점이 수도권 일극 체제 해소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가 종합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전력망이 풍부한 지방으로 산업시설을 옮길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당은 전력망법 통과를 1단계 목표로 두고 있다. 이후 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를 중심으로 종합계획을 마련, 정부와 협의를 거쳐 당정이 공동으로 추진한다. 이후 개정이 필요한 세부 법안들을 추려 입법을 추진한다.

특위 핵심 관계자는 "전력이 없으면 미래 산업도 없다는 철학을 가지고 새로운 국가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에너지를 중심으로 국토를 새롭게 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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