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 백년대계인데'…국민의힘 투톱 연금개혁 '엇박자'
권영세 "모수개혁부터" 하루만에 권성동 "구조개혁이 핵심"
김상훈 "특위내 소위서 하자는 것" 진화…협상 전략상 '역할분담' 시각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여야가 대립 중인 연금개혁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하루 사이에 서로 반대되는 발언을 내놨다.
'국가 백년대계'인 연금개혁을 놓고 여당 '투톱'이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국회 협의 자체를 물건너가게 만드는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로 구조개혁을 빼고 자동안정화 장치도 없이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4%까지 올리는 모수개혁만 한다면 고작 8~9년 정도만 재정 고갈을 늦출 뿐이어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이 전날(6일) 신년 간담회에서 민주당 주장대로 '모수개혁 먼저 할 수 있다'는 진전된 입장을 보인 이튿날 원내 협상 총책임자인 권 원내대표가 '연금개혁 핵심은 구조개혁'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연금특위 안에 소위를 꾸려 모수개혁 먼저 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권 위원장 발언의 파장을 진화하려 했다.
그러나 권 위원장의 전향적 입장 발표 후 급물살을 타던 여야 연금개혁 협상은 다시 무위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뉴스1과 만나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하면 2030세대가 납득을 안 한다. 모수개혁과 구조개혁까지 같이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권 위원장 발언은) 아니다. 그래서 원내대표가 수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복지위에서 모수개혁 강행처리 뜻을 굽히지 않고 모수개혁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연금특위를 구성해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하되, 특위 차원에서 모수개혁부터 논의하는 부분까지도 민주당에 제안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여야는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방안에는 공감하고 있고, 소득대체율도 42~44% 구간에 의견을 좁힌 상태다. 다만 연금개혁 논의주체를 특위(여당)에서 할지,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야당)에서 할지를 두고는 대립 중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히는 연금개혁 논의가 여야 대립에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 투톱 간 '엇박자'까지 노출되며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를 엇박자가 아닌 '굿캅 배드캅' 같은 투톱 역할분담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연금개혁의 중요성을 고려해 '논의 테이블 갖고 싸울 건 아니다'는 취지로 권 위원장이 야당과 협상을 하는 데 조금 운신의 폭을 준 것 아니겠느냐"며 "(원내대표와) 일종의 역할 분담도 없잖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일부 비판이 제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논의 주도권을 야당에 뺏겨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이 관계자는 "권 위원장 입장에서는 우리 스탠스를 좀 더 유연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다만 (원내 협상에선) 원내대표 말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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