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횡사' 다독이고 노동계 달래고…이재명 '광폭 행보'
'공천 탈락' 비명 박용진 만나 국민통합 공감대…대통합 행보 지속
'우클릭·중도보수' 논란 속 양대노총 방문…"전혀 걱정 안해도 돼"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광폭 행보에 나섰다.
이 대표는 21일 하루 동안 대표적인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인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연달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박 전 의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박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당내 경선을 치르다가 끝내 공천을 받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비명횡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비판했다.
이 대표와 박 전 의원은 회동에서 총선 과정에서의 악연을 뒤로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 통합에 힘을 합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이 열리고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이번 만남을 계기로 박 전 의원이 조기 대선 과정이나 선거 이후 당이나 내각 등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의 회동을 시작으로 한 이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의 연장선이다.
이 대표는 오는 24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 27일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28일 김동연 경기지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모두 이 대표를 향해 날 선 공세를 펼치는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들이다.
통합 행보를 마친 이 대표는 곧장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방문해 노동계 달래기에 나섰다. 최근 노동계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예외 조항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경제 성장을 강조하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생각이 일부 언론과 국민의힘에 의해 왜곡되는 것이라며 오해를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제가 경제성장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망가졌기 때문"이라며 "사회가 안정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면 우리는 진보적인 가치를 내세우고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제 정책에 대해) '우클릭'이라고 해서 혹시라도 걱정할 수 있는데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이런 식으로 공격하는 것은 상대방의 우리에 대한 프레임으로 우리 당은 분배나 사회정의, 개혁 같은 것들을 전혀 무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눈길을 끈 건 반도체특별법에서의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조항과 관련해 이 대표가 노동계 앞에서 사용자 측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이다.
이 대표는 "(주52시간제 적용 예외와 관련해) 꼭 필요한 경우, 극히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해서 꼭 해야 한다고 하는 데 그걸 법으로 금지할 필요가 있냐는 점에 대해선 사용자 측 입장도 들어야 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대중이 동의하는, 그야말로 합리적인 얘기들을 맹목적으로 거부하는 것도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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