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통화 추가 공개…윤 "윤상현한테 얘기할게" 김 여사 "잘 될 거예요"
민주,윤 부부 공천개입 의혹 재점화…명태균특검법 '강행' 방침
尹 "상현이가 공관위원장이니까"…김 여사 "그냥 밀라고 했다"
- 심언기 기자,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지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하루 전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나눈 육성 파일이 추가로 공개됐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양측 모두 보궐선거 개입 의혹을 일축해왔지만, 녹취록 속에는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을 직접적으로 거명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건희 여사가 당시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명 씨와 나눈 육성도 잇따라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의혹이 확산되는 모양새이다. 야당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명태균 특검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26일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그렇게 말이 많네"라면서 "내가 말은 좀 세게 했는데, 이제 뭐 누가 뭐 권한이 딱 누구한테 있는 그런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내가 하여튼 처음에 딱 들고 왔을 때부터 '여기는 김영선 해줘라' 이랬다고"라고 말하자, 명 씨는 "김영선, (대선때)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거의 1만 명을(모았다)"이라고 김 전 의원 공천을 요청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아니, 내가 저기다가 얘기했잖아. 상현이, 윤상현이한테도 하고"라고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에게 김 전 의원 공천 의사를 전달했음을 밝혔다.
명 씨가 "그런데 아무래도 윤한홍 의원이 조금 불편한가 봐요"라고 우려를 표하자, 윤 대통령은 "윤한홍이가?"라고 되물었다.
명 씨가 "네. 본인이 좀 많이 불편해해요. 그래서 윤한홍 의원님, 권성동 의원한테 얘기한 거고, 다른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고 윤한홍 의원 등의 설득을 부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아니, 권성동이는 나한테 뭐라고 얘기는 안 하고. 윤한홍이도 특별히 나한테 뭐라 안 하던데?"라며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뭘 그러냐. 내가 하여튼 저 상현이한테 내가 다시 한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공천 영향력 행사 의사를 전달받은 명 씨는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그래. 그래"라고 말했다.
이 녹취는 지난해 10월 31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녹취의 보완본으로, 당시에는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을 거론하는 부분은 공개되지 않았다.
민주당 추가 녹취록과 더불어 <시사인>이 전날 김건희 여사와 명 씨간 통화를 보도하면서 파장은 확산 일로다.
시사인이 확보한 녹음파일에서 김 여사는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다"며 "권성동하고 윤한홍이 반대하잖아요. 그렇죠?"라고 말했다.
명 씨가 "당선인의 뜻이라며 윤상현을 압박한 것 같더라"라고 하자, 김 여사는 "하여튼 너무 걱정마세요. 잘될 거니까 지켜보시죠"라고 했다. 이에 명씨가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내일 같이 뵙겠습니다"라고 하자, 김 여사는 "네 선생님"이라고 화답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민주당 녹취 공개때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얘기하니까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도 '당시 윤 대통령과 (공천 문제를) 상의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과 상의한 적이 없다"며 공천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서영교)은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증거가 된 육성 녹음이 나왔다"며 "거대한 권력자가 공천에 개입하면 불법이고 탄핵의 사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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