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K-엔비디아' 놓고 여야 사흘째 격돌…서로 향해 "무지"(종합)
오세훈 "본질적으로 발상이 문제"…안철수 "무지의 소산"
이재명 "공산당 운운해서는 험난한 파고 넘어갈 수 없어"
- 구진욱 기자,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국판 엔비디아' 발언을 놓고 여야가 5일 또 부딪혔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당 산하 민주연구원 유튜브에 출연해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생겼다고 가정하면서 "(그 지분의) 70%는 민간 (업체),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발언한 후 이를 둘러싼 여야 충돌이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등 여권에서는 사회주의적 접근이자 현실을 모른다는 취지의 목소리가 높았다.
여권 최대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핀테크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본질적으로는 발상이 문제다. (이 대표 주장대로 지분) 30%를 매년 덜어내며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많은 비판이 있으면 받아들여서 실효성 있는 기업지원책을 말하는 게 도리"라며 "(이를 앞서 이 대표처럼) 문맹 수준이라고 받아치면 더 이상 토론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역시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마디로 이 대표의 '엔비디아 30% 발언'은 기업의 창업과 발전 생태계를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예외 적용)도 해주지 않으면서 무슨 엔비디아를 키우겠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어리석다고 공격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만 TSMC도 초기에 정부 투자 지분이 48%라고 하는데 대한민국만 미래첨단산업 분야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생각으로 어떻게 국정을 담당하겠다는 건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미래첨단산업 분야, 특히 AI(인공지능) 분야에 국가적 단위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대규모 투자를 민간기업이 감당할 수 없어서 국제경쟁에서 문제가 될 땐 국부펀드나 새로 만들어질 수 있는 국민펀드 형태로 온 국민이 함께 투자하고 그 성과를 나눌 수 있다"며 "이를 두고 사회주의, 공산당 운운하는데 이런 지식 수준, 경제 인식으로는 이 험난한 첨단산업 시대의 파고를 넘어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국가나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전략적인 투자에 참여하고 그 과실을 공유하는, 국가를 기업처럼 전략적으로 경영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국가의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존경해 마지않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의 지원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고 엑시트(Exit)하는 기법을 사용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포스코이고 SK"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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