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주=뉴스1) 정지형 손승환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TK(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당이 직면한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핵심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기초의원 연수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김재섭·신동욱·서지영·최은석·이달희·박형수 의원 등 당 지도부와 중앙당직자가 총출동했다.

지도부는 시·군·구 의회를 구성하는 기초의원 앞에서 거듭 위기를 거론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만약에 이번에 대선이 치러지고 우리가 패배한다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가 될지 눈에 선하다"며 "민주노총이 민주당을 좌지우지하고 민주당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이 도입을 추진했으나 민주당 반대에 막힌 재정준칙을 언급한 김 정책위의장은 "보수 정권이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아두면 민주당이 집권해 저금통 배를 갈라 흥청망청 쓴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는 지지층을 고려해 조기 대선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을 결정할 경우 곧바로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해 조기 대선 준비를 아예 안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지도부는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며 참석자들을 향해 결집을 요청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선봉 부대장이 돼 대한민국을 벼랑 끝에서 건져 올리는 귀중한 역할을 해 달라"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우클릭' 행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이상한 당에서 자기네들이 중도 보수라고 한다"며 "잘 해봐야 짝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했다.

차기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행사에 참석해 "위기가 아니었던 때가 없다"며 "세계는 자유 우파가 이끌어가는 것이지 좌파가 이끌어 가는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도부는 이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상황 점검을 위해 회의장으로 쓰이는 화백컨벤션센터와 숙소인 황룡원, 만찬장인 경주박물관 등을 찾았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를 포함해 21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APEC 정상회의는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의 참석을 위해 경주를 방문할 경우 2014년 이후 11년 만의 방한이어서 한중관계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권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APEC 특위를 만들기로 합의한 만큼 예산부터 시작해 경주시와 경북도가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또 권 비대위원장은 "야당도 중요한 국가적 행사인 만큼 특위 구성에 관해 특별히 발목을 잡지 않고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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