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흔드는 한덕수 단일화 이슈… 국민의힘 경선 최대 변수로
김 "김덕수라도" 홍 "언제든 협상" 한 "미리 말해선 도움 안돼'
"시정연설 정치적 메시지"… 결단 시점 이르면 다음 주?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 2차 경선의 최대 변수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민심 100%로 치러진 1차 경선과 달리, 당심이 50% 반영되는 이번 경선에서는 탄핵 찬반과 함께 단일화에 대한 후보들의 태도가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2차 경선에 오른 네 명의 후보는 탄핵 찬반 입장에 따라 찬성(한동훈·안철수)과 반대(김문수·홍준표)로 양분돼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르면 다음 주 출마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 속에, 경선의 중심축도 점차 단일화 논의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단일화 논의는 1차 경선의 결과와도 맞물려 있다. 보수층 내에 단일화 지지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조사 100%로 진행된 1차 경선에서는 '빅 3'로 꼽히는 김·한·홍 후보가 근소한 표차의 접전을 벌였다. 다만 2차 경선부터는 당심이 절반 반영되면서, 전통적 보수층 지지 기반이 강한 김·홍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인 김 후보는 전날 맞수토론에서 "한덕수든 '김덕수(김문수+한덕수)'든 합쳐서 이재명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권한대행도 나오면 언제든지 단일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 후보는 맞수토론에서 "치열한 경선 과정에 미리 앞장서서 말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다만 "힘을 합쳐서 이겨야 한다는 건 선배님(김 후보)나 저나 같은 생각이다. 이기기 위해선 뭐든 할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후보는 "한 권한대행이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며 "3개월 동안 이 일(미국 관세 문제)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빅3'가 단일화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건 한 권한대행 출마가 임박했다는 판단과 2차 경선룰(당원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섣불리 단일화에 선을 그을 경우, 표 확장에 불리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기류가 강하다. 엠브레인퍼플릭이 지난 23일 문화일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3%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도 64%에 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원회 참조.)
한 중진 의원은 "이번 경선의 핵심은 단일화와 반이재명 빅텐트 구상에 대한 입장"이라며, 단일화에 동의하는 김·홍 후보가 당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 권한대행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전략적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국회 시정연설 이후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고생 많으시다"는 짧은 답만 남겼다.
다만 최근 그의 행보는 명백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23일에는 한미동맹의 상징인 경기 평택 한미연합군사령부를 찾았고, 전날에는 인천의 임대주택사업 '천원주택' 현장을 방문하는 등 통상·경제·안보·민생 전반을 아우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국회 시정연설에서 '젊은 세대, 청년을 위해'라는 표현을 새로 포함했고, 산불 피해 복구 현장을 찾은 국민·국회의원·정당 관계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즉흥 발언은 정치적 함의가 짙다는 평가다. 한 여권 인사는 "연설문 전체가 출마를 시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권한대행은 출마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르면 다음 주쯤 결단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출마가 공식화될 경우, 경선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결선 진출자를 발표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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