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명맥 국힘 주류, 대선 후 본다…'김덕수' 동시 베팅
나경원·유상범·김대식·백종헌·김위상 김문수 캠프 합류
"한동훈 주도권 내줄 수 없다"…한덕수로 이동 가능성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내내 한 쪽 편을 들지 않았던 주류 현역 의원들이 홍준표 후보 탈락으로 마지막 탄핵 반대(반탄)파인 김문수 후보 쪽으로 몰릴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다만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낙점되더라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국면에서 현역 의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변수로 남는다.
3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홍 후보 캠프에서 주요 보직을 차지했던 현역 의원들이 모두 김 후보 캠프로 옮겨갔다.
홍 후보 캠프에 몸을 담았던 유상범·김대식·백종헌·김위상 의원이 김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원외에서는 이영수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 회장, 김선동 전 의원과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등 당협위원장 53명도 동참했다.
대선 1차 경선에서 아쉽게 4강에 들지 못한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로 했다. 나 의원 캠프에 몸담았던 현역 의원들도 이 자리에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외에도 그간 관망하던 현역 의원들 다수가 김 후보 캠프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한 초선 의원은 "한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가 형성된 이상 망설일 이유가 사라졌다"며 "김 후보를 돕는 의원들이 더 나오지 않겠나"고 전망했다.
이는 최종 경선이 반탄파와 탄핵 찬성(찬탄)파와의 일대일의 구도로 이어지게 되면서, 그간 탄핵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온 현역 의원들로선 더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의 기저에는 김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기엔 별다른 무리가 없을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김 후보가 '반탄파 2강' 중 나란히 1강을 구성한 홍 후보의 표를 매끄럽게 흡수한다면 경선 승리엔 무리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안 후보 표가 한 후보로 향하더라도, 안 후보 캠프에 참여한 현역의원이 마땅히 없는 데다가 김 후보를 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계산이다.
김·홍 후보는 여론조사 상에서도 일대일로 한 후보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여론보다 탄핵 반대 의견이 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한 재선 의원은 "찬탄 대 반탄의 구도로 가면서 김 후보가 유리해졌다"며 "막판이라 이름을 올리기보다 물밑에서 70~80명의 의원들이 김 후보를 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후보가 기세를 높이더라도 주류 현역 의원들이 몰려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2차 탄핵소추안이 당시 한 후보 주도로 통과된 직후 이들이 한 후보를 당대표직에서 축출하는 데 앞장섰던 경험이 장애물로 작용한다.
만일 한 후보가 최종 후보직을 발판 삼아 대선에서 선전하거나 신승을 거둔다면, 당의 조직이 한 후보 중심으로 새롭게 정비될 수 있다.
주류 의원들은 '비명횡사' 총선 공천을 주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케이스를 거론한다. 이재명 후보가 직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0.73%포인트(p) 차이로 패배한 것이 이 후보가 당을 장악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었다는 분석이다. 이후 2년 뒤 총선에서 비이재명(비명)계 현역 의원들은 공천에서 줄줄이 탈락했다.
초선 의원은 "한 후보에게 당의 주도권을 내줄 경우 자신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의원이 많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러한 흐름을 의식한 듯, 한동훈 후보 캠프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지하던 후보가 탈락하자 빛의 속도로 다른 캠프로 튄 친윤(친윤석열)들.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란 게 있다는 거 아시나"라고 견제했다.
하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은 추후 김 후보에게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현재 김 후보를 물밑으로 지원하는 의원들 중 상당수는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전제하고 있다. 이는 한 권한대행과 김 후보를 동시에 지원하는 차원이라, 만일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돼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를 치를 경우 의원들의 지원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 지지율이 높아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면서도 "다만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당의 대선 후보가 정해진 상황에서 현역 의원들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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