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후보교체 '무리수' 결국 원점…당심이 혼란 수습
의원들 비판에 경선주자들 잇단 김문수 옹호
'한덕수로 교체' 당원투표 부결, 절차적 정당성 우려 반영돼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가 무산됐다.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고 강행된 '무리수'로 가중됐던 혼란을 결국 '당심'이 원점으로 되돌리며 수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구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0일 김문수 대선 후보를 한덕수 후보로 교체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묻는 전 당원 투표를 한 결과 반대가 찬성보다 많아 부결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 대상으로 대선 후보를 한 후보로 변경해 지명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ARS 조사를 실시했다.
당 지도부는 당초 가결을 관측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예상과 달리 결과는 부결이었다. 국민의힘은 투표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근소한 차이'로 반대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가 추진한 후보 교체는 무산됐고 김문수 후보는 공식 당 대선 후보 자격을 되찾았다. 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사퇴를 공언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부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마감일 전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10일 새벽 당 대선 후보 교체라는 칼을 빼 들었다.
3일 전당대회에서 김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지 불과 일주일 만에 당 비대위와 선관위를 잇따라 열어 김 후보 선출을 취소했다. 이어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해 오전 3시부터 1시간 동안 등록을 받았고, 여기엔 직전에 입당한 한 후보만 등록했다.
이에 당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절차적 하자 문제와 함께 정당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김 후보와 경합했던 대선 경선 주자들도 김 후보 편에 섰다.
당원투표에서 한 후보로 대선 후보를 변경하는 안건이 부결된 것도 이런 절차적 정당성을 우려하는 '당심'이 반영된 것 아니겠냐는 풀이가 나온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12일)을 하루 앞두고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당내에도 충격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가 주축인 국민의힘 의원 16명은 10일 성명을 발표해 "임시기구인 비대위가 당 대선 후보를 일방적으로 교체한 것은 절차적 하자가 분명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무엇보다 대선에 큰 악재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권영세 비대위원장의 사퇴만으로는 그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퇴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smith@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