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없는 아파트 살이 '세 후보'…반려인 표심 구애 '안간힘'
역대 대통령, 키우던 반려동물 데리고 관저로
세 후보 모두 '입양 계획은 있어…퇴임 후 파양 논란엔 "책임지고 키운다"
- 이기림 기자, 손승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손승환 기자 = 6·3 대통령 선거 각 후보 진영은 1500만 반려인의 표심을 잡기 위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하는 한편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
17일 각 후보캠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민의힘,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는 모두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 다만 세 후보 모두 이전 대통령들처럼 동물단체나 외국 정부가 반려동물을 선물할 경우, 입양해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동물단체로부터 유기견 행복이를 입양해 키운 적이 있고, 김문수 후보도 경기도지사 시절 유기견 무쇠를 입양해 키웠다.
민주당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아파트 생활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선 쉽지 않다"면서 "(단체들이 입양제안을 할 경우) 그걸 마다하고 거절할 이유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구조된 아이(유기견)를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입양했던 사례도 있다"며 "모란시장 개고기 문제도 해결한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반려견을 입양할 계획이 있다"며 "예전에 키우기도 했고, 유기견 같은 친구들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기회만 된다면 키우려 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단체 등으로부터) 들어오는 선물은 단순한 선물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이렇게 들어온 친구들을 파양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대통령이 키우는 반려견, 반려묘를 흔히 퍼스트도그, 퍼스트캣으로 부른다. 역대 대통령들은 퍼스트펫을 길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사저에서 키우던 풍산개 마루와 유기묘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와 키웠다. 동물단체로부터 유기견 토리를 입양하고 북한으로부터 곰이를 선물 받아 돌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사저에서 돌보던 토리·나래·마리·써니와 반려묘 아깽이·나비·노랑이를 관저로 데려와 키웠다. 이후 유기견 올리와 유기묘 키위·하양이, 은퇴 안내견 새롬이까지 입양했고,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 때 선물 받은 해피와 조이까지 돌봤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이전에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았으나, 취임하면서 혈통단체와 주민들로부터 선물받은 반려견을 키웠다
'퍼스트펫'의 존재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리스크'도 크다. 과거 대통령들은 대부분 '파양 논란'을 겪었다.
취임하면서 반려견을 선물 받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퇴임 이후 혈통단체에 되돌려 보내 논란이 됐다.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도 취임 이전에 키우던 반려동물은 퇴임 후 데려갔으나, 북한과 투르크메니스탄으로부터 선물 받은 반려견들을 각각 광주 우치동물원과 서울대공원으로 보냈다.
대통령 신분으로 받은 선물은 국가기록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개인이 키울 수 없다는 법적인 문제가 정치적 논쟁거리가 됐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동물을 입양하게 된다면 끝까지 책임질 거라고 밝혔다.
박보경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입양한 반려견을 키울 계획"이라며 "김 후보는 어렸을 때 개, 토끼, 닭을 키웠고, 7남매 중에 토끼 담당이어서 동물들에 둘러싸여 토끼 20여 마리에게 먹이를 주고 했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성열 개혁신당 선대본 대변인은 "(반려동물은) 책임감을 가지고 입양해서 키워야 한다"며 "당연히 끝까지 책임져야 하고, 생명 자체를 자신의 정치적 위치나 직위에 따라 다르게 대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lgirim@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