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격 탈당' 한숨 돌린 국힘…'관리형 거리두기' 줄타기 난제
자진탈당 尹 "김문수에 힘"…金 "뜻 받들어 대통령 되겠다"
외연확장·지지층 결집 효과 분산…완전 결별-거리두기 고심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7일 국민의힘을 전격 탈당했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의 거취 문제로 선거 유세에 집중하지 못했던 국민의힘은 "큰 짐을 던졌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다만 윤 전 대통령과 관계설정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난제로 남아있다. 중도 외연확장을 위해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지지층이 이탈할 것이란 불안감이 높다. 외연확장과 지지층 결집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을 떠난다"며 자진 탈당을 선언했다. 동시에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하며, "비록 당을 떠나지만, 자유와 주권 수호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이번 탈당을 계기로 혼란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은 후보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뒤에도 '윤 전 대통령 거취 문제'로 내부 갈등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라고 공을 윤 전 대통령에게 넘겼다. 이 과정에서 각종 언론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결심했다', '결심하지 않았다' 등 엇갈린 전망이 이어지면서 혼란이 깊어졌다.
다만 최근 기류는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권고했고, 친윤계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석열-이재명 동반 퇴진"을 언급하며 결별 기류에 힘을 실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시점을 TV토론회(18일)까지라는 마지노선도 제시됐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이 전날 자진 탈당하면서 당은 '윤석열 리스크'를 다소 덜어낸 모습이다. 당내 주요 인사들은 탈당을 환영하며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으자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한다. 이제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했고, 나경원 의원도 "대의를 위한 결단"이라며 김 후보 지원을 요청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 역시 "이번 탈당을 계기로 대선 승리의 반전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과감한 절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보수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음 주부터 국민과 직접 만나겠다"며 현장 복귀를 예고하면서도 "윤 전 대통령 부부와는 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을 지나치게 배제할 경우 전통 지지층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그 뜻을 존중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고민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완전 결별'보다는 '관리형 거리두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김 후보는 선거에서 민주당과 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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