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하니 '계몽령' 김계리 입당 신청…국힘은 고심 중
'윤 어게인' 김계리 변호사, 입당 신청…당원자격심사위 개최
"단일화 장애"vs"강성층 이탈"…김계리 "선거 이길 생각이나"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변호했던 김계리 변호사가 국민의힘에 입당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당내에서는 가까스로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는데 다시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분출하는 가운데, 강성 지지층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 17일 국민의힘에 입당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를 맡았고,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윤 어게인(Yoon Again) 신당' 창당을 발표했다가 보류한 바 있다.
김 변호사가 입당 신청서를 제출하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당에 당원자격심사위원회 개최를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마 조만간 입장이 결정돼서 나올 것"이라며 "현재 상태로라면 입당 대기상태"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김 변호사의 합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가까스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성공했는데, 다시 '비상계엄 블랙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계몽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주와 자유통일당 대선 후보가 사퇴 후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하는 일련의 상황과 엮이면서 탄핵 찬성파들이 선거 운동에 나서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모 재선 의원은 "가까스로 한동훈 전 대표가 선거 운동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그가 참여할 정치적 명분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며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있어서도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탈당도 모자라 김 변호사의 입당까지 막아선다면 강성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은 당내에서 제기되는 여러 우려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 입당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우에 따라선 입당이 거절될 수 있다. 모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연 지금 시점에서 당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두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규에는 △당의 이념과 정강 정책에 뜻을 같이 하는 자 △당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 △공사를 막론하고 품행이 깨끗한 자 △과거의 행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아니하는 자 △개혁의지가 투철한 자가 입당 요건으로 적혀있다.
김 변호사는 당의 당원자격심사위원회 개최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에 "제 입당이 뭐라고 이런 잡음인건지. 누구 생각인지 보이고 들리는데 제발 선거 이길 생각이나 합시다. '일각이 여삼추'인건 나만 그런 것인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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