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켜야 할 성 '50%'…김문수 넘어야 할 산 '40%'
남은 날 12일, 공성전 치열…'단일화' 유불리 해석 달라
김문수 40% 뚫고 오차범위 내 추격하면 이준석도 흔들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지지율 50%와 40%'
이재명은 지켜야 하고 김문수는 뚫어야 한다. '한 표'라도 이겨야 한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는 압도적 승리를 위한 요건이요,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는 후보 단일화를 위한 필수 선결 조건이다. 지켜야 하는 자와 뺏어야 하는 자의 공성전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2일 이재명 후보는 본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넘어설 기세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대선에서 득표율 50% 이상을 기록한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51.55%)이 유일하다.
득표율 50%는 그만큼 어렵다. 대신 달성만 한다면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쥘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번에 들어서는 정권은 인수위원회 없이 대선 다음날 바로 임기를 시작한다. 이 후보의 경우 당이 국회 다수당이기 때문에 득표율 50%에 대한 욕심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후보가 이날 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세 번째 영남 방문에 나선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현재까지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김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는 여론조사도 등장하나 이는 RDD(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 방식의 특성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RDD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중에는 이 후보와 김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 인 것도 있다"며 "그러나 어떤 조사든 간에 대선이 다가올수록 좁혀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 입장에서는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삼자대결에서 대체로 40% 후반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는 어느 후보로 단일화되든 최소 50% 초반, 최대 50% 중반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삼자대결 결과는 △이재명 후보 51% △김문수 후보 31% △이준석 후보 8%였다. 그러나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55% vs 김문수 39% △이재명 54% vs 이준석 32%였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도 비슷하다.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삼자대결 조사 결과는 △이 후보 48.1% △김 후보 38.6% △이 후보 9.4%였다. 하지만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 50.3% vs 김문수 43.5% △이재명 49.5% vs 이준석 37.7%였다.
개혁신당이 국민의힘 친윤계를 중심으로 '단일화-당권 거래' 제안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내부에서 누가 어떤 거래를 하든 그 기저에는 김문수 후보의 답답한 지지율이 있다.
김 후보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수치는 안정적인 지지율 '40%'이다. 앞서 두 여론조사에서 보듯 김 후보의 지지율은 삼자대결에서는 30% 중후반 대, 양자대결에서는 이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과 같은 지지율이라면 삼자대결이든 양자대결이든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는 22대 대선을 고려해 명분과 원칙을 챙기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설픈 단일화에 나섰다가 후보 자리를 내주고 김 후보가 패배한다면 이 후보가 얻을 것은 하나도 없어서다.
그러나 김 후보가 지지율 40%를 뚫고 이재명 후보를 오차범위 안으로 추격하는 여론조사가 계속해서 나온다면 이준석 후보의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일화를 통해 '이재명 정권'을 막은 1등 공신으로 올라서면서 향후 보수 진영에서 확실한 영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후보 단일화의 성패는 김 후보에게 달린 셈이다.
지지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상황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김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주(12~14일) 27%에서 이번주(19~21일) 32%로 5%p 상승했다. 김 후보가 계속해서 수도권 유세에 나서는 것은 이런 흐름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는 전체 유권자 수의 약 45%가 몰려 있다.
정치권은 두 후보 간 단일화 골든타임을 24일로 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부터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간다. 단일화에 나선다면 방식 등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단일화를 하겠다'는 양측의 입장이 나와야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휴대전화를 꺼놓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 여부에 대한 관측이 엇갈린다.
한 중진 의원은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조금 어려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현장 유세를 다니다 보면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며 "김 후보의 지지율이 곧 40%를 넘어설 것"이라고 했다.
한편, 회사별 여론조사 방식은 △한국갤럽 '무선면접조사' △리얼미터 '무선ARS조사' △NBS '무선면접조사'이며, 이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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