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완주 선언…단일화, 골든타임 지나 데드라인 향한다
李 "투표용지 이준석 이름 선명히 보일 것"…국힘, 플랜A 사실상 불발
사전투표 직전 DJP 연합 방식 '빅딜' 남아…관건은 金·李 지지율 곡선
- 서상혁 기자,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박기범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선거 완주 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 투표용지 인쇄 전 단일화를 마치겠다는 국민의힘의 플랜A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다만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상승하는 한, 단일화의 불씨는 점점 커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주된 관측이다. 사전 투표 직전인 오는 28일 DJP 연합 방식의 극적인 '빅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이 받아보실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의 이름이 선명히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제의를 거절한 것이다.
이 후보의 이같은 완강한 태도 이면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지지율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0~21일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의 지지율은 9.4%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9~21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10%로 첫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곧 역전의 시간이 다가온다"고 했다.
이 후보가 단일화 제의를 강경하게 거절하고 나서면서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 전에 단일화를 마치겠다는 국민의힘의 플랜A는 어려워졌다. 단일화 '룰' 논의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23일에는 협상 테이블이 차려져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플랜A가 무산되더라도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향한 단일화 요구는 계속해서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리는 한, 이재명 후보의 독주를 위협할 수 있어서다.
전날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김 후보는 43.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1주일 만에 격차가 6.8%포인트(p) 줄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국 이 후보도 단일화를 거부하기 쉽지 않다는 게 보수진영 내의 주된 관측이다. 발판이 만들어진 상황에서도 단일화에 응하지 않는다면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배신자' 프레임이 씌워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구 여권 관계자는 "투표용지에 이름을 넣느냐 마느냐에 따라 대중적 인지도가 달라지는 만큼, 인쇄되기 전 단일화는 사실상 쉽지 않다"면서도 "현재 이 후보는 본인의 정치 인생에서 하이라이트를 맞고 있는데, 여기서 완주를 선택한다면 이후를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보는 마지노선은 마지막 3차 방송 토론이 끝난 직후인 27일 밤부터 28일 오전 사이다.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 후에 이뤄지는 빅텐트는 사실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별도의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아닌 특정 후보가 양보하는 '선거 연대'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인철수 후보도 대선 6일 전에 선거 연대를 이룬 바 있다.
김 후보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 노력을 최대한 해보고, 안 되더라도 사전투표 전날까지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구 여권 관계자는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준석 후보의 표가 100% 김문수 후보에게 온다는 보장이 없다"며 "50~80% 정도만 온다고 가정할 때, 서로 최대한 지지세를 확장한 후 합치는 것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이 후보를 설득할 '카드'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DJP 연합' 모델이 거론된다. 지난 16대 대선에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는 담판을 통해 김대중 총재가 단일 후보로 나가는 대신 김종필 총재가 국무총리를 맡는 방식의 단일화에 성공했다.
김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무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40대 이상 50세 미만으로 임명해 40대 총리 탄생도 자연스러울 정도로 공적 영역에서의 세대교체를 확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리얼미터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 대상 자동응답 방식 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NBS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전화면접 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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