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의지로 키운 이준석 10%…민주 '단일화 견제' 세졌다
이재명 "이준석, 결국 단일화 예측"…김민석 "99% 야합 쪽에 있어"
李 정치적 부담 지우며…"단일화, 사전투표 전날까지 충분한 가능성"
- 한재준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임윤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준석 견제'에 나섰다. 이재명 당 대통령 후보 '1강' 구도가 흔들리면서 보수 진영 주자들의 단일화 가능성이 커지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집중했던 화력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로 돌리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는 결국 내란 세력과 단일화에 나서지 않을까 예측이 되긴 한다"며 "국민들께선 내란 세력과 또 헌정수호 세력 중에 선택을 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보수진영 단일화를 상수로 단정하면서 이준석 후보를 저격한 것이다.
김민석 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99% 야합 쪽에 있다. 당연히 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제3의 길이라는 새로운 중도정치의 철학을 갖고 출발하신 것이 아니기에 결국은 (국민의힘으로의) 회귀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김 위원장은 '두 후보 간 단일화가 선거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는가'란 질문에 "변수라기보다는 상수"라며 "야합 단일화가 돼도 그것이 판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준석 후보가 투표 용지에 본인의 이름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라며 투표 용지에는 (이름이) 있을 수 있다. 그건 25일(사전투표일)까지는 (단일화를) 안 한다는 얘기로 저희는 받아들이고 있다. 사전투표 전날까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내란 세력과 같이 한다고 하면 또다시 본인이 밀었던,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 또 본인이 밀었던 양두구육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이준석이 세 번째 양두구육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간 민주당은 보수진영 단일화 시도를 비판하며 '저지' 전략을 폈다. 하지만 대선 판세에 변화가 포착되자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수용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며 정치적 부담을 지우는 모습이다. 단일화를 종용하는 듯 보이지만 더 강한 견제 심리가 녹아있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45%, 36%, 10%로 집계됐다. 이재명 후보와 김 후보 간 격차는 지난주 22%p에서 9%p로 대폭 축소했고, 이준석 후보는 동일 조사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경선 내홍 이후 보수층 분열 현상이 나타났지만 TV토론 등을 거치면서 다시 결집, 보수진영 주자들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수치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을 넘어서면서 단일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당내 '낙관론'을 경계하면서 더 치열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전투표 독려에도 당력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압승을 낙관하지 말고 더 절실하게 뛰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선거가 막바지로 흘러갈수록 진보층 유권자의 결집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 선대위 관계자는 "단일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진보 진영도 응집할 것이기 때문에 득표율은 여론조사보다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7.8%이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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