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마구잡이 조작 기소" 김문수 "인륜 저버린 부패 공직자"(종합)
난타전 시작해 2시간 네거티브 공방…김문수, '이재명' 맹공
이준석 "중국만 나오면 발끈"…이재명 "비방·헐뜯기 아쉬워"
- 김일창 기자, 박기현 기자, 임윤지 기자,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박기현 임윤지 원태성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두 번째 TV토론이 시작부터 난타전으로 불을 뿜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예정한 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이 후보는 "토론이 거듭할수록 헐뜯기가 많아져 아쉽다"며 두 후보를 직격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를 포함한 네 후보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사회 분야를 주제로 두 번째 TV토론에 나섰다.
김 후보는 시작부터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공세적으로 나섰다. 김 후보는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짜'라고 하는데 그럼 그전에는 전부 가짜 대한민국이었냐"라며 "이렇게 말하는 분은 진짜 총각이냐 가짜 총각이냐, 진짜 검사냐 검사 사칭이냐"라고 말했다. 모두 과거 논란이 됐던 이 후보의 발언과 이력들이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거 16주기를 맞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언급하며 이재명 후보를 공격했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사이비 호텔 경제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후보에게 바보라고 조롱하는 후보가 감히 노무현을 입에 올리는 세상에서 진정한 노무현의 정신이 어디에 있나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국민 주권과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계엄이라는 황당한 내란 사태로 온 국민이 놀라고 있다"며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고 모든 국가 역량이 국민만 위해 쓰이는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 진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를 향한 김 후보의 공세는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서면서 더욱 거세졌다.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과 부산에서 피습 당시 서울로의 헬기 이송 및 수술, 현재 받는 다섯 개의 재판, 이 후보를 위한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및 공직선거법 개정 움직임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후보는 "최소한의 인륜을 다 무너뜨리고 공직자로서 가장 부패한 사람이 국회를 이용해서 온갖 방탄법까지 만든다"며 "(그런데) 지도자가 되고 국민을 통합하려면 가정에서부터 통합돼야 하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지난해 1월 부산에서 흉기 테러를 당하고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것을 두고는 "지역 균형을 백번 이야기하지만 본인 행동 자체가 지역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집안의 내밀한 문제, 어머니에게 형님이 폭언해서 그런 말 할 수 있냐고 따진 게 문제가 됐다"며 "그 점은 제 수양 부족으로 사과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김 후보는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다"며 "(김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 소방관한테 전화해서 '나 김문수인데'라고 했는데, 그렇게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고 반격했다.
또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서는 "김문수 후보가 소속된 그 정권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언론플레이를 해가면서 마구잡이로 무작위 조작 기소한 결과"라며 "그 증거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대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로의 이송에 대해서는 "저는 그때 다쳐서 잘 모르고 가족들은 (수술 후 간병 등의 이유로) 서울 근처로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부산 시민들이나 의료진들이 느꼈을 박탈감이나 소외감에 대해선 그때도 지금도 아쉽고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호텔경제학 △건강보험 △원자력발전 및 재생에너지 등을 두고 대립했다. 특히 서로를 향한 태도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방이 한층 가열됐다.
이재명 후보는 첫 토론에서 집중적으로 공격받은 자신의 '호텔경제학'에 대해 "인터넷에 '100달러 이야기'라고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며 "역사적으로 예를 들 때 누구도 '노쇼 경제학'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후보는 "찾느라 고생하셨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호텔 취소와 관련이 없다"고 응수했다.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을 두고 이재명 후보가 "자료와 숫자를 말하면서 꼭 '친중'을 거는데 중국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라며 "젊은 분인데 생각이 매우 올드한 거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준석 후보는 "전체적으로 중국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본인이 친중이 아니라고 항변하는데 그럴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이준석 후보가 "건강보험 재정이 2033년까지 30조 원 적자가 예정되어 있는데, 건강보험료를 올려야 하나"라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는 언제나 문제를 지적하면 왜곡되게 지적한다"고 맞받았다.
이에 이준석 후보가 "질문을 드린 것에 대해 답은 안 하시고, 결국 건강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훈계하듯 말하면서 시간이 끝났다"고 받아쳤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 미래비전 얘기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근거 없는 헐뜯기가 많아져 참 아쉽다"며 "저라도 정책적 경쟁에 더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문수 후보는 "첫 토론 때는 경제에 많이 묶였는데 오늘은 사회 문제라서 더 자유로운 주제로 토론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선 "특별히 이야기되는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준석 후보는 "토론 전반에서 느꼈겠지만, 이재명 후보가 계속 저한테 한 말은 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저를 어린 사람, 모르는 사람, 극단적 사람으로 만들려는 아주 유치한 비평이었다"며 "이 후보는 결국 이념에 경도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세 번째이자 마지막 TV토론은 오는 27일 정치 분야를 주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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