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뉴스1) 한상희 박소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조기 대선을 열흘 앞둔 24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에게 "당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서 선거를 치러서 반드시 이겨 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달성군 사저를 예방한 김 후보에게 이처럼 말했다고 신동욱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예방은 이날 오후 7시25분께부터 1시간가량 차담 형식으로 진행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느라 고생이 많고 건강관리를 잘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에 "내 건강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고 식사도 잘하고 그렇게 다니고 있다"고 화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일들은 후보가 다 안고, 하나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다 내려놓고 나라를 위해 꼭 승리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후보 교체 파동'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에게 "과거에 선거의 여왕이라는 말도 들었고 여러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어떻게 이길 수 있는지 지혜를 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선거는 정말 진심으로 하면 된다"며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다가가면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살아보니 자리에 욕심이 있거나 내가 무얼 해야겠다거나 이런 것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며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입법 독재를 지켜보면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뿌리가 흔들리는 것들은 반드시 막아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경선을 여러 차례 거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지금도 이런저런 생각할 것 없이 열심히 선거 치르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와줘서 고맙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선거를 잘 치를 수 있을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지만 더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당내 갈등 관련해서는 "경선 과정이 길면 서운한 분들이 생기고 이런 것들이 짧은 선거 기간에 빨리 하나가 되지 않으면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김 후보는 "잘 이해하고 있다"며 "다 한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윤재옥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이만희 수행단장, 신 수석대변인, 박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의원 등이 배석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당내 갈등과 관련한 질문에 "당 지도부와 갈등은 없다"며 "김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언급을 했는지는 "특별한 말씀은 없었고, 무조건 다 하나가 돼 이번 선거를 꼭 좀 잘 치렀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말했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는 같은 날 경북 구미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의 명예는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고 했으나 예방에선 관련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김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건 이달 3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뒤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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