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난 철장에 갇혀있다 뛰쳐나온 사자…누굴 먼저 물어뜯을까"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명태균 씨가 "어떤 먹잇감을 먼저 물어뜯어야 열광하고 환호할까"라며 정치권을 향해 서슬 퍼런 경고를 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145일 만인 지난 9일 보석을 풀려난 명 씨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콜로세움 경기장 철장에 145일 갇혀있던 굶주린 사자가 철창문이 열려 경기장 한복판에 뛰어나와 서 있다"며 자신을 로마시절 검투사와 맞서야만 했던, 권력에 의해 사로잡혀 갇혀있었던 사자에 비유했다.
이어 명 씨는 "저 멀리 군중들의 함성이 들리고 차르(황제)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며 "내 앞에 놓인 어떤 먹잇감을 먼저 물고뜯어야 그들이 열광하고 환호할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나에게 거짓을 강요하지 말라"며 진보진영, 보수진영 정치인들이 서로 '저들을 물어뜯어라'며 거짓 폭로를 강요하는 것 같다며 이에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업체 등을 운영하며 주로 보수진영 정치인들과 연을 맺었던 명태균 씨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접촉한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몇몇 증거가 공개되기도 했다.
또 홍준표 전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해서도 여론조사를 해줬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홍 전 시장과 오 시장 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명 씨는 보석으로 풀려난 이틀 뒤인 지난 11일 창원지검 면담 조사를 받은 후 "재판을 받는 상황이기에 어떤 얘기를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고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말을 피했다.
아울러 홍 전 시장, 오세훈 시장에 대해서도 "산속에 있다 나온 사람한테 오늘 최신 유행 상품이 뭐냐고 묻는 것"이라며 지금은 말할 단계가 아니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21대 대선출마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명태균 리스크가 오 시장의 뜻을 꺾은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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