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 만난 문형배 "8대0 아니면 국민 설득 힘들었을 것"…탄핵 입 열다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파면 결정까지 숙고의 시간이 거듭된 이유를 밝혔다.
3일 경남 MBC가 공개한 영상에서 문 전 대행은 학창 시절 학업에 도움을 준 김장하 선생과 지역 언론을 만나 담소를 나눴다.
문 전 대행은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 최장 심리의 배경에 대해 "저는 8대0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8대0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재판관끼리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다고 생각했고 사안 자체가 그렇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조금 늦더라도 만장일치로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4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윤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된 지 111일 만에 결론이 난 것으로 이는 탄핵 소추 기준으로 역대 대통령 탄핵 심판(노무현 전 대통령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 91일) 중 최장 기록이다.
문 전 대행은 "만약에 몇 대 몇으로 나가면 어떻게 공격하냐면, 소수의견을 가지고 다수의견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소수의견조차도 다수의견으로 담아내 보자 했다. 그러니까 판결문을 보면 넓은 길을 가는 게 아니고 좁은 길을 간 부분이 있잖나. 그런 의견 조율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보자마자 결론이 서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걸 검토해야 결론을 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을 기다려야지 느린 사람을 빠른 사람이 어떻게 기다리나. 오히려 급한 사람이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인내를 가졌고. 그런 게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선생이 "다수결이 민주주의 꽃이라 그러는데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지배한다.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다소 어려운 질문을 던지자, 문 전 대행은 잠시 침묵했다.
생각을 거친 문 전 대행은 "요란한 소수를 설득하고 다수의 뜻을 세워나가는 지도자가 나타날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런 체제가 가능한 게 저는 민주주의라 생각하고 이번 탄핵도 그런 연장선상으로 진행된 거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문 권한대행은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전 이사장의 장학생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김 선생의 장학금을 받았다.
진주 독지가인 김 선생은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다큐멘터리는 1944년생인 김 선생이 19세에 한약업사 자격을 얻어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얻은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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