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턴 이재명, 청년·영남 보듬기…더 많은 지지, 더 큰 책임
영남으로 경청 투어…지역 맞춤형 공약 다듬기
청년·투자자 대상 공약 통해 외연 확장 시도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에서 벗어나면서 중도와 보수층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를 둘러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 주요 재판 일정이 대선 이후로 연기돼 그간 이 후보의 발목을 잡았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대선 변수에서 제외됐다.
이 후보는 민주당 지지 기반이 약한 영남 표심 잡기를 위해 현장을 누비는 '경청 투어'에 나섰다. 주식·가상자산 등 청년층 관심이 많은 금융투자 부분과 관련한 일정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뉴스1이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50%의 선호도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 이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18%로, 40%를 기록한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 29%를 기록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대비 낮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보수층으로의 세 확장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영남권을 민주당의 취약지로 꼽으며 영남에서의 지지 기반을 두텁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 직능본부 정책 협약식에서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살림을 맡으려면 과제가 몇 개 있다"며 "그 중 첫 번째가 지역적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은 영남에 취약하다"며 "영남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3차 경청 투어 지역으로 영남을 선택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경북과 경남의 주요 도시와 군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 노동자, 청년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균형 발전과 산업 육성, 청년 일자리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다듬는다.
이 후보는 중도 성향이 강한 청년과 국내 주식·가상자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약도 발표한다.
이미 가상자산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도입을 비롯해 청년미래적금, 자발적 이직 청년 구직급여 등 청년과 투자자를 겨냥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또 청년과 투자자들의 미래 자산 설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 인하, 통합감시시스템 구축도 약속했다.
나아가 디지털자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토큰증권(ST) 및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재테크 수단에 한계를 느끼는 청년층과 투자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전략이다.
이같이 이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의 '비이념적 민생 공약'을 앞세워 중도층 표심 확보를 본격화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자산 형성 지원 △구직활동 지원 △주거지원 강화 △생활 안전망 강화 등으로 구성된 청년 정책들도 이 같은 특성을 지녔다.
여기에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 확대, 청년 맞춤형 공공분양 등 이념 대립을 불러일으키기보다 실용성과 생활 밀착형에 집중한 내용들도 포함돼 있다.
최근 지지도 추이를 살펴봤을 때, 이재명 후보의 독주 구도는 견고하지만 여전히 중도층 내 부동층의 향방과 보수 후보 단일화 효과 등은 남은 기간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다만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진통을 겪고 있다. 이같이 보수 진영 내 분열 양상이 이어지는 점은 이재명 후보가 중도·보수층 외연 확장에 고삐를 당기기에 보다 좋은 환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이 후보는 보수 진영 내 단일화 갈등의 반사효과를 누리며 '향후 이 후보의 중도층 공략은 ‘이념을 넘는 실용주의' 이미지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 유권자들은 '민생 해결 능력' '리스크 관리' '정치적 안정성' 등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 만큼, 이 후보 측도 데이터와 사실 기반의 정책 설명과 관련 키워드가 담긴 메시지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5.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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