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부발전, 스웨덴 풍력발전사업 392억 투자금 전액 손실"
'주요 발전설비 운영·관리 실태' 보고서…"경제성 검토 소홀"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이 외국 발전사업에 투자하면서 경제성 검토를 소홀히 해 투자금 392억 원 전액을 손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6일 공개한 '주요 발전설비 운영 및 관리 실태'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이같은 문제로 관련자 4명을 경징계 이상 처분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조치를 받았다.
서부발전은 스웨덴 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2021년 11월 현지에서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특수목적법인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지분 인수 전인 2018년 7월 특수목적법인이 전기사용자와 체결한 전력판매계약에 따르면 시간대별 의무공급용량 미충족 시 부족분에 대해서는 사용자에게 미공급보상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어, 대규모 손실 위험이 있었다.
서부발전은 2020년 5월 내부수익률이 7.31%로 기재된 재무모델 등을 전달받은 후 같은 해 10월 예상 풍속값보다 실제 풍속값이 작다는 내용의 시운전 실측 풍속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로 재산정한 내부수익률은 3.35%로 가중평균자본비용(4.18%) 이하였다.
그런데 서부발전은 내부수익률 재산정 없이 재무모델 등에 기재된 내부수익률 7.31%를 그대로 포함하고, 보상금 지급 등의 위험요인은 제외한 채 전사위험관리위원회 안건을 작성해 원안 승인을 받았다.
또한 서부발전은 2020년 12월 경제성 검토를 위해 사업실사 용역을 발주하면서 재무모델 등만 용역업체에 제공하고, 시운전 실측데이터 등은 미제공했다.
용역업체는 2021년 2월 시운전 실측데이터 등 없이 경제성을 검토해 내부수익률을 7.41%로 산정한 용역보고서를 서부발전에 제출했고, 서부발전은 이를 토대로 2021년 3월 이사회 안건을 작성했다.
서부발전은 2021년 3월 실제 발전량 자료 등을 추가 확보해 내부수익률을 재산정하면 사업진행이 불가능했는데도 사업 실사용역보고서 등을 토대로 과다 산정된 내부수익률 7.31%를 포함하고, 보상금 지급내용 등은 제외한 채 본사 이사회 안건을 작성해 지분투자를 최종 결정하게 했다.
아울러 서부발전은 2021년 8~10월 매출실적과 보상금 발생 사실 등이 포함된 사업실적 자료를 받았고, 이를 활용해 내부수익률을 재산정하면 문제가 있음을 알았지만 현지법인은 이런 경제성 재검토 없이 2021년 11월 투자금 392억 원을 집행해 지분을 인수했다.
결국 대규모 보상금 지급으로 적자가 지속 발생해 서부발전은 2022~2023년 투자금 전액을 손상 처리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서부발전이 매립회(석탄재) 반출 용역계약에 따른 의무 반출량을 반출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 계약에 따른 벌과금 22억 원을 부당 면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외에도 한전의 다른 발전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은 부산 신항에 태양전지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제재하지 않고, 오히려 필요 물량보다 과다 구매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해 예산 4억 5000만 원을 낭비한 사실도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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