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안전방안 내놓는 국토부…"오버런 대비·조류퇴치 집중해야"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마스 설치·조류퇴치 인력 충원·조종사 훈련 강화 등 제언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국토교통부가 작년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4월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운항, 관제, 시설 등 분야별로 세부 조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날 때(오버런) 대비책과 조류퇴치에 집중해야한다고 제언했다.
14일 항공전문가들은 혁신방안에 항공기 오버런 발생 시 안전확보를 위한 조치가 큰 비중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지목했다.
장형삼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교수는 "포항경주공항, 울산공항, 여수공항, 무안공항 등은 활주로 길이가 2700m~2800m로 4000m에 달하는 인천공항보다 매우 짧다"며 "활주로가 짧은 공항일수록 오버런 발생 시 위험도가 높아지기에 이마스(EMAS·항공기 이탈방지 시스템)를 깔아 항공기의 속도를 줄어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과 교수도 "이마스 설치, 로컬라이저 둔덕 제거 등과 같은 안전을 높이려는 조처를 해야 한다"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 만큼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고기 엔진에 손상을 줬을 것으로 추정되는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를 막기 위한 조치도 지금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 교수는 "한국의 대부분 공항은 조류 서식지 근처에 있기에 항상 조류 충돌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재도 총을 쏘는 방식 등으로 활주로 인근의 조류를 쫓아내고 있지만 이를 더 강화하거나 좀 더 과학적인 방법을 연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종사들의 훈련에도 조류 충돌 상황을 더 많이 넣어 급박한 상황에서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손원배 초당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현재 잦은 기후변화로 새 떼들의 이동 경로 예측도 이전보다 어려워지고 있다"며 "보다 체계적인 방식으로 계절별, 시간별 조류 출몰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력도 더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항공 안전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근영 교수는 "항공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항공청을 별도의 조직으로 만들거나 항공안전 펀드 조성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국내 항공사 중에서 비행 시뮬레이터를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항공사에 대한 지원도 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항공사, 공항, 관제, 규정 등 분야별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한 후 4월까지 민간 전문가와 함께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후 정책, 운항과 관제, 시설 등 분야별 세부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김영국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올해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4월에 혁신방안이 빨리 마련되면 조기에 시행할 방침이고, 로컬라이저 시설 등 급하게 시정해야 할 부분은 바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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