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삼성 등 거래허가 풀렸다…"갭투자·원정투자 수요 자극할 듯"
실거주 2년 의무 없어…주요 단지 집값 일부 상승 전망
"대출규제 거래감소로 급등 어려워…전세매물 증가 기대"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서울시가 5년 만에 GBC(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잠실, 삼성, 대치, 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중 재건축을 제외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한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의 주요 단지 집값이 일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대출 규제와 거래 감소로 단기간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는 투기우려가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를 본격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GBC 인근에 자리한 잠실, 삼성, 대치, 청담동 305곳 아파트 중 291곳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즉시 풀린다.
이 지역에서 안전진단이 통과된 재건축 아파트 14곳은 매수 대기 유입 등 투기 과열 가능성에 따라 지정을 유지했다.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동에서도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제로 아파트 가격 상승과 갭투자 증가 가능성을 우려했다. 제도가 유지된 곳에선 아파트를 매수하면 전세를 놓을 수 없고 무조건 2년 실거주를 해야했지만 이제 그 의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일부 재건축단지가 규제완화에서 제외됐지만 강남권의 똘똘한 한 채 선호가 크다"며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상당함을 고려할 때 지역 내 랜드마크 대기수요 유입이나 집값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장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해제로 인한 급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시장 분위기가 다시 좋아진다면 투자 수요를 늘리는 갭투자 등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 거주하기 힘든 지방 거주민의 원정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이번에 풀린 지역은 실거주 목적, 투자 목적을 모두 만족시키는 지역이어서 전국에서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다"며 "갭투자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침체로 가격 상승이 서울 전역으로 크게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오히려 해당 지역에 전월세 공급을 확대해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어서 일부 집값 상승이 나타나더라도 토지허가거래제 해제의 부작용으로 간주하기는 힘들다"며 "지난해부터 대출축소 등 규제기조를 감안하면 당장의 큰 부정적 영향이나 부작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토지허가거래제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눌러 왔는데 이는 일시적으로만 가능한 정책이었다"며 "이런 인위적인 것이 사라지면 가격도 시세에 맞춰 변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부연했다.
김은선 랩장은 "해당 지역의 거래가 이전보다는 활발해 지고 실거주 2년 의무도 사라지게 돼 전세매물 증가 기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토지허가거래제로 재산권을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전보다는 마음 편하게 거래에 나설 수 있다"며 "인근 서초구는 토지허가거래제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이 있었는데, 이제는 강남과 송파에서 해제 구역이 나오면서 거래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 물건이 굉장히 부족했는데 실거주를 하지 않아도 되니 이런 부분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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