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플랜B' 현실화되나…정부 "재입찰 등 모든 옵션 검토"
현대건설, 입찰 후 공기 연장 요청…국토장관 "플랜B 검토"
국회·부산시 강력 반발에 국토부 합동TF 비상 가동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가덕도신공항의 공사기간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며 정치권과 지역사회, 정부 간의 책임 공방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핵심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당초 입찰 조건인 84개월(7년) 대신 108개월(9년)로 공사기간 연장을 공식 요청하면서, 2029년 12월 개항 목표에 사실상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현대건설이 입찰 조건을 끝까지 고수할 경우 '재입찰' 등 플랜B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현대건설이 84개월 공기를 명확히 알고도 단독 입찰에 참여해 수의계약 대상자가 됐는데, 이제 와서 108개월을 제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공사비 1조 원 증액 요구설까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입찰 조건에 맞지 않는 설계서라 보완을 요구했고, 보완이 안 되면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가덕도신공항이 지연되지 않도록 기술·행정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108개월을 계속 고수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 절차는 국가계약법상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입찰 조건과 다르게 계약을 체결할 수 없기 때문에, 재입찰 등 다양한 입찰 방식을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설계·시공 일괄입찰, 대안입찰, 설계·시공 분리입찰 등 다양한 옵션이 있으며, 입찰 조건과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부산시와 지역사회는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과 조치를 촉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광회 부산시 미래부시장은 "84개월 이내 신공항 공사를 마칠 수 있는 제안을 받아야 한다"며 "더 이상 사업이 지연되는 사유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2029년 개항 목표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논란은 현대건설이 입찰 당시 84개월 공기를 명확히 인지하고 단독응찰해 수의계약 대상자가 됐음에도, 기본설계안에서는 공사 기간을 108개월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점에서 불거졌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공사 난이도와 안전성, 완성도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정부와 부산시는 "입찰 조건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기간 논란이 정쟁으로 번지면서, 정부·현대건설·부산시 간 책임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합동TF 즉시 가동 등 비상대응에 나섰지만, 2029년 개항 목표 달성을 위한 해법 마련이 시급해졌다.
joyonghu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