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자동차 전문 채널 오토뷰가 14일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에 대한 실차 시험을 진행한 결과, 일부 상황에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AEBS는 차량 주행 중 전방 충돌 위험을 감지해 운전자가 반응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사고를 방지하거나 충격을 줄이는 첨단운전자보조장치(ADAS)의 하나다.

이번 시험은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있다는 가정 아래, 비교적 회피가 가능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진행됐다. 실험에는 국내외 브랜드의 승용차 6종이 사용됐다.

우선 차량이 앞에 정차한 상황에서는 모든 차량이 충돌 없이 멈춰, 기본적인 제동 기능은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정차 차량 뒤에 보행자 모형이 있는 경우 결과는 갈렸다. 총 6대 중 3대는 사람 모형까지 인식해 정지했지만, 2대는 차량과 사람 모두 인지하지 못한 채 충돌했다. 나머지 1대는 차량만 인식해 정차했고, 보행자 모형과는 충돌한 후에 멈췄다.

차로 가장자리에 설치한 어린이 모형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모든 차량이 반응하지 못하고 그대로 통과해, 현재 기술의 한계를 드러냈다. 보행자 보호가 중요한 상황에서 AEBS만을 의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방 교통사고를 가정해 45도 각도로 정차한 차량을 인식하는 시험에서는 절반의 차량만이 상황을 감지해 정지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충돌했다.

정용식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첨단안전장치는 운전자의 보조 수단일 뿐, 전방 주시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시스템에 과도한 기대보다는 운전자의 기본적인 주의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험 영상은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오토뷰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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