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尹, 3월 만찬서 '비상조치' 언급…조태용도 계엄 반대"(종합)
신원식 "尹과 만찬 3월 딱 한 번…김용현에 뜻 전달하라 해"
"문상호, 충암파 아냐…국방장관 교체 의혹 제기 사실 아냐"
- 정재민 기자, 김민재 기자,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김민재 윤주현 기자 =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 자신은 물론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도 윤 대통령의 '비상조치'에 대해 다른 의견을 냈다고 11일 밝혔다.
다만 그는 만찬 자리에 함께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당시엔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신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7차 변론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3월 대통령 안가에서 저와 김용현 당시 경호처장, 조태용 국정원장,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참석한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비상조치에 대해 언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실장은 "당시 윤 대통령이 저를 보고 말한 것 같아서 당시 군을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재고하고 다른 의견을 표명했다"며 "조 원장도 사실상 좀 다른 의견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윤 대통령의 계엄 등 발언이 군의 정치 개입으로 생각했는가'라는 국회 측 대리인 질문에 "계엄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어떤 경우든 저는 적절치 못하다고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저와 조 원장이 (반대) 의견을 표명한 후에 대통령이 다른 주제로 전환해 남은 두 분은 말할 기회가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신 실장은 자신이 육사생도 시절 12·12 사태를 겪는 등 군의 정치 개입이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당시 조 원장 또한 국제 관계를 언급, 외국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국격에 비춰 그런 생각을 못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신 실장은 당시 윤 대통령과의 만찬 이후 김 전 장관, 여 전 사령관을 따로 자신의 공관으로 데려간 뒤 윤 대통령의 발언을 우려해 "대통령을 잘 모셔라", "대통령을 잘 모시는 길이 그런 말씀을 혹시라도 안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부하 된 도리", "아무리 술자리라도 사람들에게 (발언)하는 게 좋지 않겠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형두 헌법재판관이 "여 전 사령관은 3월 안가에서 만찬 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여 전 사령관은 지난해 5~6월쯤 '무릎을 꿇고 계엄을 생각하지 말라'고 윤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하는데 신 실장과 여 전 사령관이 있을 땐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신 실장은 "대통령과의 별도 만찬은 3월 말 그때 딱 한 번 있었다"며 "5~6월에 대통령과 만찬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김 재판관은 신 실장이 지난해 9월 국방부 장관에서 국가안보실장으로 교체된 것과 비상계엄 반대 의사 표명과의 연관성을 따져 묻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당시 언론 보도에 문상호, 여인형, 김용현으로 대표되는 충암파와 증인과의 대립으로 충암파로 교체됐다고 보도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안보실장으로 교체된 건 비상계엄 선포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서인가"라고 물었다.
신 실장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할 사항"이라면서도 "문상호(정보사령관)는 충암고를 나오지 않았고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신 실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에게도 "그건 절대 안 된다"며 "무슨 비상계엄인가"라는 취지로 말했고, 몇몇 수석들도 그런 취지로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신 실장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뒤에도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합참 결심지원실에서 20~30분 동안 논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당시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통령이 합참에 있는 데 너무 오래 있으면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제게 (정진석) 비서실장과 가서 대통령을 모시고 오는 게 좋겠다고 건의해 저와 정 실장이 들어가 '복귀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고 1분 정도 있다가 대통령이 나와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김 재판관은 이에 "박 사령관 이야기는 다르다"며 "대통령이 '저와 장관, 박 사령관 세 명만 남고 모두 나가라' 했고 그 이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마주 앉아 이야기했고 멀찍이 서 있었다'고 얘기했다"고 지적했다.
신 실장은 "그렇게 진술한 걸 들었고 제 기억이 잘못됐을 수 있지만 저는 두 사람 다 아무 말 없이 대통령의 좌우에 앉아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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