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선 역대 대통령들…윤석열 '묵묵부답', 이명박 '300자 심경'
尹, 역대 5번째…노태우·노무현·박근혜·이명박 등 포토라인 서
전두환은 소환 거부로 안서…朴·李는 재판도 공개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에 공개 출석하며 역대 대통령으로는 다섯 번째 '포토라인'에 선 대통령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이 취재진이 준비한 포토 라인에 서 입장을 낼지 여부도 주목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이를 지나쳐 아무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윤 전 대통령의 포토 라인 공개 발언이 불발되면서, 그간 포토 라인에 섰던 역대 대통령의 행보는 어땠는지도 관심이 모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진행되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3차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앞서 1, 2차 공판에는 지하 주차장으로 출석했던 것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지상 출입구를 통해 법정에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를 사과할 생각이 있는가', '군부 정권 이후 계엄을 선포한 헌정사상 첫 대통령이었는데 아직 스스로 자유민주주의자라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꾹 닫은 채 침묵을 지켰다.
윤 전 대통령은 끝까지 별다른 발언 없이 준비됐던 포토 라인을 지나쳐 법정으로 향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사에 소환돼 포토라인 앞에 선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수사를 받았으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아 포토 라인 앞에 서지는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비자금 조선 혐의로 1995년 11월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 라인에 섰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정말 미안합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박연차 게이트'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출석해 "면목이 없는 일이죠"라고 말하고 청사로 향했다.
이후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결정이 내려진 후였다. 박 전 대통령은 포토 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18년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 등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약 300자 분량으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길게 심경을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측근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라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준비해 온 소회만 낭독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이후 기소돼 재판을 받을 때도 출석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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