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재판장' 일축에도…'룸살롱 의혹' 공세 수위 높이는 야권
'신속재판' 강조하며 "접대 받을 생각 안해…그런 시대 아냐"
대법 이례적 입장 발표 후 사진 추가 공개…자료는 못 받아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3 비상계엄' 사태 내란 혐의 피고인들의 형사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가 '룸살롱 의혹' 제기 닷새 만에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직접 입장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에 지 부장판사가 지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공개하며 "당장 법복을 벗겨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다만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이 이례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신중을 기하며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공판 진행에 앞서 "이 재판 자체가 신뢰 받기 힘들다는 생각에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 부장판사는 "평소 삼겹살에 소맥을 마시며 지내고 있다.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 받을 생각도 해 본 적 없다"며 "무엇보다 그런 시대 자체가 아니다. 삼겹살, 소맥도 사 주는 사람이 없다"고 일축했다.
절차에 따라 재판을 신속·정확하게 진행하는 데 무게를 두고 심리를 이어 나가겠다는 것이 지 부장판사의 입장이다.
지 부장판사는 "중요 재판이 한창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판사 뒷조사에 의한 계속적 의혹 제기로 인한 외부 자극이나 공격에 대해 재판부가 하나하나, 일일이 대응하는 것 자체가 재판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불과 몇 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공판 재개에 앞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노종면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관련 사진 3장을 공개하며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판사에게 재판을 맡길 수 없다. 당장 법복을 벗겨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 공개된 사진은 지 부장판사가 지인 2명과 함께 찍은 사진, 사람이 있는 룸살롱 내부 사진, 또다른 내부 사진 등이다.
노 대변인은 "사진을 공개했는데도 지 판사가 거짓말을 하니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공수처 고발을 적극 검토하고 사법부의 자정 노력을 당분간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의혹 제기 이틀 만인 지난 16일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리감사관실이 통상 비공개로 비위 사실을 확인한다는 점에 비추었을 때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을 담은 관련 자료를 전달받지는 못한 상태로, 민주당이 공개한 사진 자료 제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해당 판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국회 자료,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가능한 방법을 모두 검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구체적인 비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일 의혹이 확인될 경우 정식 감사가 진행된 뒤 법관징계법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소집될 수 있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룸살롱 접대'의 정확한 일시와 발생 비용, 제보자와의 관계 등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는 의혹 제기에 머무는 상황으로 보고 신중히 판단해야만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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