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지휘부 초유의 동반 사의…尹부부 수사 대선 후로?
이창수·조상원 '건강상 이유' 사의…서울고검 재기수사 여파 분석
김건희 여사 수사 올스톱 불가피…"대선 후에나 가능"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속도를 내던 검찰의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수사도 당분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6·3 조기 대선이 임박한 만큼 이들에 대한 수사도 대선 후에나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과 조 차장은 전날(20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표면상의 이유는 탄핵소추 이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 등 건강상 이유를 들었지만,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하면서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검은 지난달 25일 김 여사와 관련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고검은 공범들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와 추가 조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사는 서울고검 형사부(부장검사 차순길)에서 맡는다. 재수사팀은 최근 주가조작 의혹 초기 수사팀과 회의를 갖고 당시 수사 상황 등을 공유받았다.
이후 김 여사에게 지난 14일 한 차례 소환 통보를 했지만 김 여사 측은 △조기 대선 악영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등 그와 관련한 재판들이 대선 이후로 연기된 점 △뇌물 혐의를 받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검찰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어간 점 등을 거론하며 불출석했다. 검찰은 이에 추가 소환 통보를 검토 중이었다.
조 차장은 전날 서울고검의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가 사의에 영향을 줬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하겠다. 제가 말할 것이 아니다"고 했다.
심우정 검찰총장 또한 이날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김 여사의 소환 계획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던 검찰로서는 이들의 사의 표명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기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검장 또한 사표 수리 전까지 대선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 관련 범죄 대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서울고검에선 김 여사 수사 속도를 내려고 했지만 이 지검장의 사의로 김 여사 소환 등은 선거 이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수사 중단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을 수도 있다"며 "지휘라인이 상실된 상태에서 김 여사 수사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수사는 일단 중단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선거 3개월 전부터는 예민한 특수 수사는 안 하는 게 관례인데 이례적으로 속도를 냈다"며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대선 이후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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