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이기지 못하고 4년제 대학 65% 등록금 올렸다
124곳 인상…사립대 114곳, 국·공립대 10곳
5% 대 인상 42.8%…법정 상한까지 인상도 8곳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전국 4년제 대학의 65%가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올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1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4년제 대학 190곳(사립대 151곳, 국공립대학 39곳) 중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학교는 124곳(65.3%)이다.
124곳 중 사립대학은 114곳, 국공립대학이 10곳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58곳, 비수도권 66곳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다. 대학 유형 별로는 사립대가 수도권 학교 55곳, 비수도권 학교 59곳이며 국공립대가 수도권 3곳, 비수도권 7곳이다.
등록금을 5.0~5.49% 수준에서 인상한 대학이 53곳(42.8%)으로 가장 많았고, 그중 8곳이 인상 법정 상한인 5.49%에 맞춰 등록금을 올렸다.
4.0~4.99% 수준으로 인상을 결정한 대학은 51곳(41.1%)으로 나타났다. 이어 3.0~3.99% 인상 대학이 8곳(6.5%), 2.0~2.99% 대학이 2곳(1.6%), 1.0~1.99% 대학이 2곳(1.6%)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 주요 대학 인상률은 △경희대(5.1%) △고려대(5.0%) △광운대(4.85%) △국민대(3.80%) △덕성여대(4.85%) △동국대(4.98%) △동덕여대(4.20%) △상명대(4.95%) △서강대(4.85%) △성공회대(5.1%) △성균관대(4.9%) △성신여대(5.3%) △세종대(4.89%) △숙명여대(4.85%) △연세대(4.98%) △이화여대(3.1%) △중앙대(4.95%) △한국외대(5.0%) △한양대(4.9%) 등이다. 이화여대를 제외한 대부분이 등록금을 4.0% 이상 올렸다.
올해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대학은 50곳으로 전체의 26.3%에 해당한다. 그중 사립대가 23곳, 국공립대학이 27곳이다.
다만 나머지 16개 학교(8.4%)의 등록금 인상이 결정되지 않아 인상 대학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각 대학에 경제난을 이유로 올해 등록금 동결을 요청했으나 결국 65%의 대학이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교육부가 물가 인상과 경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올해에도 대학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는 사립대의 심각한 재정난에 대해 (교육부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정부의 고등교육재정 확충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등록금 인상으로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표현은 어불성설"이라며 "대학 등록금은 개별 대학이 발전 계획에 따라 책정하는 것이며,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확정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에 대해 국가장학금 혜택이 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황 사무처장은 "항간에서 대학의 등록금 인상으로 국가장학금Ⅱ유형을 지원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대학이 등심위에서 인상된 등록금의 일부를 교내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등록금 인상 대학의 등록금 사용에 대해 모니터링하겠다는 교육부의 발상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으며, 대학 자율화를 국정기조로 삼는 현 정부의 대학자율화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권위주의 시대로 퇴행하는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이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법정 한도 내 대학 등록금 자율 인상 허용과 고등교육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총협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1인당 연당 평균 등록금은 682만 7000원이었다.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701~800만 원 구간이 81곳(53.7%)으로 가장 많았고, 국공립대 평균 등록금은 301~400만 원 구간이 22곳(56.4%)으로 가장 많았다.
grown@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