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유급되면 '트리플링'…의대생 이번주 수업 복귀 '고심'
수업 참여 설문조사에 '복귀 투표하고 수업 거부' 움직임
학생들 "현 상황 답답, 복귀 고민 중" "일단 지켜볼 것"
-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각 의과대학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해 '비가역적 유급' 처분을 내리기로 한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아직까진 의대생들의 수업 참여가 미미한 가운데, 2024학번과 2025학번의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도에 입학하는 2026학번과 세 학년이 수업을 동시에 듣는 '트리플링' 우려가 있어 복귀를 고심하는 의대생들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40개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 의사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KAMC는 내년도 모집 인원 동결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가 저조하자, 오는 30일까지 수업에 복귀하지 않는 의대생들은 유급 처리하기로 하고, 유급된 학생들은 지난해와 달리 구제 방침이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했음에도 별다른 의대생 복귀 움직임이 없어 이대로라면 대규모 유급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24·25학번이 대규모로 유급돼 내년도에 입학하는 2026학번과 함께 수업을 듣게 되는 '트리플링'이 발생할 경우 정상적인 의학 교육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한다.
그럼에도 강경 의대생들은 내년도 한 해에만 모집 인원만 조정할 게 아니라 의대 정원 자체를 조정해야 하고, 필수의료패키지 철회 등을 요구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학교 측에서는 복귀 의사가 있음에도 비방이나 낙인 등을 우려해 복귀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판단하고 익명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설문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설문조사를 거부하거나 무효화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의대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경우 학생들에게 '복귀한다고 투표만 하고, 수업은 계속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은 "의대협 차원에서 내린 지침은 아니다. 따로 지침을 내릴 계획도 없다"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의대협에 공문을 발송해 향후 의대 교육 방향 등에 대한 대화를 제안했지만, 아직 대화는 성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의대협이라는 공식 학생 기구와 대표들에 대화를 요청했고, 4월 말 이전에 대화가 성사돼 학생들이 모두 복귀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급 시한이 다가오고 의대협 차원의 수업 참여 관련 지침도 정해지지 않자, 이번 주 중으로 수업에 복귀하겠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24학번 A 씨는 "KAMC의 투표를 무력화하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의대협 차원의 의견 수렴 절차와 결과라도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올해가 작년보다도 더 크리티컬한 상황인데 그 어떤 의견 수렴 절차도 없어 답답하다. 이번 주 수업 복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한 사립대 의대생 B 씨는 "30일까지 의대협 차원의 어떤 지침이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유급에 대해 걱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상황을 계속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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