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오늘까지 수업 복귀 안 하면 유급…대학, '트리플링' 대비
수업 참여 10명 중 3명…"3분의 2 유급 시킬 예정"
의대생 과반 복귀 희망…교육부-학장단, 방안 논의
- 장성희 기자,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이유진 기자 =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정한 학생들의 유급 시한인 30일이 다가왔다. 이날까지 의대생들이 학업 복귀를 거부하면, 대규모 유급과 24·25·26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이 현실이 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29일) 전국 40개 의대에 이날까지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유급 처분을 확정하라는 공문을 발송하고, 유급에 대한 원칙을 재확인했다. 의대 학장들도 '비가역적 유급'에 뜻을 모은 만큼 이날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대생들은 예외 없이 유급 처리된다.
이미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순천향대 등 일부 학교는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들에게 유급 대상임을 통보한 상태다.
의대생들이 이날 예정된 수업에 복귀해 1학기 동안 강의를 듣는다면 유급을 피할 수 있으나, 현재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은 10명 중 3명꼴에 불과하다. 지난 16일 기준 집계된 수업 참여율 25.9%에서 거의 바뀌지 않은 셈이다.
다만 교육부가 전국 40개 의대 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통해 진행한 '의과대학 학생 대상 수업참여 의향 익명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의대 40곳 중 24곳의 재학생 1만 1189명 중 56.7%(6742명)는 복귀를 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7673명) 중에서는 87.9%가 수업 복귀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원칙적인 유급 처리를 강조하는 한편, 수업 거부를 주도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만남을 요청하며 접촉면을 넓히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그럼에도 의대생들은 수업 복귀를 거부했고, 지난 28일 교육부와 의대협 간 대화도 불발됐다.
통상 의대는 학년제로 수업을 운영해 올해 1학기 유급 처리된 학생들은 내년에 수업을 들어야 한다. 학생들이 '깜짝' 복귀하지 않는 이상 내년도 트리플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각 대학은 이미 트리플링 발생을 각오·대비하는 분위기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29일 뉴스1과 만나 "(전북대는) 30% 정도 복귀했다"며 "3분의 2는 유급 시킬 예정이다. 이대로 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총협 공동회장인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학교마다 일부 차이는 있으나 학생들이 유급될 경우 트리플링으로 이어진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했다. 동아대는 트리플링 발생에 대비해 26학번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학칙 개정에 나섰다.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버텨야 한다는 강경파와 수업에 돌아가야 한다는 복귀파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생 A 씨는 "돌아가면 함께 투쟁하는 (의료계) 집단 내에서 신뢰가 깨진다"며 미복귀를 독려했다. 반면 의대생 B 씨는 "트리플링은 학교나 정부뿐 아니라 학생들도 막아야 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의대 학장단과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수업 복귀생 보호 방안 등을 논의한다.
또 의대에 한해 예과 결손 인원 전체를 편입생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는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로 유급·제적 사태가 현실화하면서, 일부 대학이 편입학 요건 완화를 요청한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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