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법원 판결로 현장체험학습 위축…보조인력 배치"
[인터뷰] "희망하는 초등학교에 배치"…추경에 반영
"힉생수 감소를 기준으로 예산 감축은 폭력적 방식"
- 권형진 교육전문기자,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교육전문기자 이유진 기자 = 서울 초등학교에 하반기부터 현장체험학습 보조인력이 배치된다.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해 교사들의 부담을 덜고 학생들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취임 6개월을 맞아 8일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장체험학습의 책임을 교사에게 돌리는 판결 이후 현장체험학습이 많이 줄었다"며 "희망하는 초등학교에 보조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춘천지방법원이 지난 3월 현장체험학습 중에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사고와 관련해 담임 교사에게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이후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교사는 '당연퇴직' 대상이 된다.
정 교육감은 희망하는 초등학교에 현장체험학습 보조인력을 지원하는 예산 14억 원을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담아 6월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추경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7월부터 서울시 내 600여개 초등학교 중 360곳이 지원을 받게 된다.
이번 추경은 지난해 10월 보궐선거에서 정 교육감이 당선된 이후 사실상 처음 전권을 갖고 편성하는 예산이다. 정 교육감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예산을 충실하게 반영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초등학교 돌봄교실 주변과 현관, 복도, 계단 등 이동 공간에 폐쇠회로(CC)TV를 설치하는 예산(10억 원) 반영할 계획이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 보강과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샌드위치 판넬 교체, 석면 제거 등 안전 관련 예산도 총 601억 원 반영한다.
특수교육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예산(20억 원)도 우선 편성할 계획이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늘봄학교 운영과 특수학급 신·증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교실과 로봇 활용 교육환경 구축 등의 예산이 포함된다.
정 교육감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학생 수 못지않게 교사 수와 학급 수, 새로운 교육 수요에 따라 필요한 예산을 종합해야지 학생 수가 줄어드니 교육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건 폭력적인 방식"이라며 "학생 수 감소를 기준으로 예산을 감축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원 수 감축도 마찬가지다. 정 교육감은 "올해 교원 정원을 1000여명 줄여버리니 학급당 학생 수가 늘어 교육환경이 악화하고, 여러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방적인 교원 감축 정책은 재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다문화와 장애인 학생, 기초학력 부족 학생을 생각하면 교사가 더 필요한데, 일방적으로 (교원 정원을) 줄여놓으니 이른바 한계 상황에 있는 학생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육감은 "교육재정 축소는 교육재정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교육정책의 안정적 추진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며 "교육재정에 대한 논의는 미래 교육수요 예측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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