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공약서도 주변부인 '특수교육'…갈등 해소 위한 정책 '절실'
대부분 선언적 수준…특수교육 학생 증가 대비해야
"부족한 자원에 당사자 간 갈등…교육적 논의도 실종"
-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의 교육 공약이 쏟아지고 있지만 장애 학생에 대한 특수교육에 대한 정책은 구체화되지 않은 채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러 있다.
최근 몇 년 웹툰작가 주호민 씨와 인천 특수교사 사망 사건 등으로 특수교육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이번 선거가 특수교육을 정상화하고 교사와 학부모, 학생의 갈등으로 비화된 현 상황을 전환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당사자들은 호소한다.
2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대선에서 특수교육에 대해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한 정당은 원외인 민주노동당 하나뿐이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특수교사 인력을 단계적으로 충원하고 1수업 2교사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약집에서 '차별없는 성장을 위한 통합교육'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모두를 위한 통합교육 촉구 결의안'을 기반으로 한다. 결의안에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차별없는 통합교육 △안정적인 교육 기반 확충 등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결의안에는 선언적인 내용이 담겨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 이 후보의 정책을 홍보하는 홈페이지에선 "(결의안의) 취지대로 장애 학생이 차별 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활동을 만들겠다"고만 돼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집에선 지적 지능의 저하(경계성 지능 장애) 등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겠다고만 돼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공약집엔 특수교육과 관련한 공약이 별도로 실리지 않았다.
물론 후보들은 '교권 강화' 등 특수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교육 정책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반 학생보다 교사와 교육당국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장애학생의 경우, 별도의 정책을 통해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교육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5년 8만 8067명이던 학생 숫자는 지난해 11만 5610명으로 늘었다.
또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사노동조합연맹과 분석한 교육부의 '2022~2024년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499학급(8.8%)이던 과밀 특수학급은 지난해 1822학급(10.1%)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숨진 인천 특수교사도 이 같은 문제에 시달렸다.
이에 인천교육청은 각 당의 대선 후보들에게 법정 정원으로 명시된 특수교육인원을 확보해달라고 제안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특수교사노조)도 특수학급 증설, 학급 정원 축소 등을 담은 정책 제안서를 각 후보 캠프에 전달했다.
교사 정원 확대를 포함한 인프라 확충이 단순히 교사의 업무 경감을 넘어 특수교육 현장에서의 당사자 간 갈등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2022년 웹툰작가 주호민 씨는 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밉상이다" 같은 발언을 한 교사의 말을 녹음한 뒤 아동학대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교사들은 크게 반발했고, 교사와 장애아동·학부모와의 갈등 구조가 사회적으로 부각됐다.
이후 녹취의 불법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지만, 정작 초등생에 불과한 아이의 교육적 지원이나 보호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는 게 학부모들과 교육계의 지적이다.
백선영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기획국장은 "학부모들은 (이 같은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학교가 교사에게 해결을 떠미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적으로 (장애아동 교육 관련) 정책이 신속하게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화 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지금의 갈등은 결국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부족한 자원을 두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며 "갈등 종식을 위해선 지원이 이뤄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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