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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없이 커피를…기후위기가 내놓은 '불완전한 대안'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커피 경작지 절반 위협…허브·보리·버섯으로 '커피 맛' 실험
지속가능 식품 vs 새 가공식품…전과정 배출량 검증 필요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중남미 파나마의 한 커피 농장에서 재배 중인 커피 원두 ⓒ AFP=뉴스1 ⓒ News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최근 '힙'(Hip)한, 즉 유행에 밝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이 커피'가 인기를 끌었다. 커피를 '커피나무 열매 가루를 끓인 물에 타서 마시는 차'라는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사실 커피는 아니다. 원두 없이 만드는 '대체 커피'에 대한 말이다.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세계 최초 오프라인 대체 커피 전문점이 문을 연 게 기폭제가 됐다. 이 음료 전문점은 커피 원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허브류와 곡물, 버섯 등 12가지 식물성 원료로 커피 향과 맛을 구현했다고 홍보했다.

원두 수급 위기와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대체 커피를 '기후 적응형 음료'로 정의하고, 하우스 재배가 가능한 재료를 선별했다는 설명이다. 이 업체 대표는 2019년, 기후변화로 커피가 사라질 수 있다는 논문을 읽은 걸 계기로 대체 커피를 개발·출시했다고 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커피 경작지 감소는 이미 데이터로 뒷받침된다. 스위스 바젤대 연구진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시 2050년까지 전 세계 아라비카 커피 재배지가 최대 50%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최근 몇 년간 가뭄과 이상 한파에 직면하며 생산량이 급감했고, 국제 커피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2.3달러 수준까지 올라 1년 새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이 치솟고, 품질도 불안정해지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커피는 '지속 가능한 커피 소비'라는 관점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아토모'는 해바라기씨, 수박씨 등 식품 폐기물을 분해해 커피의 분자구조를 복제한 '빈리스'(Beanless) 커피를 내놨다. 핀란드 VTT 국립기술연구소는 커피나무 세포를 배양해 커피를 만드는 '세포배양 커피'를 개발하기도 했다. 국내의 대체 커피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대체 커피는 이름 그대로 '대안'일 뿐, 커피의 본질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소비자 수용성, 맛과 향의 완성도,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커피가 지닌 문화적 상징성과 비교할 때 아직은 '닮은 음료' 또는 '신기한 체험' 수준이라는 평가도 따른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보다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대체 커피가 원두 대신 다른 작물을 활용하면서 생산 단계의 탄소배출은 줄일 수 있지만, 글로벌 유통과 보존 가공 과정 등 전체 과정(LCA)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아직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식물성 원료가 '탄소 적은 재료'로서 지속가능성을 갖추려면 재배·가공·포장·운송 모든 과정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통 커피 생산지의 생계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동남아 국가의 수천만 커피 농가는 생계를 커피에 의존하고 있기에 대체 커피 시장이 기후 취약계층에 대한 '기후정의'(climate justice)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대체 커피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전 세계 대체 커피 시장이 2022년 27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에서 2030년까지 53억 달러(약 6조 8000억 원)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커피는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만 마실 수 있는 음료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커피 한 잔에도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는 그 변화에 적응 중이다. 대체 커피는 아직 '불완전한 대안'이지만, 그 등장은 커피의 미래와 기후의 미래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황덕현 경제부 기후환경전문기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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