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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코미디 만들던 PD, '쓰레기 바다'에 투신한 까닭은 [인터뷰]

해양오염 다룬 다큐 '씨그널'…아워오션콘퍼런스 맞춰 공개
해양 정화 나선 제주 해녀 조명…"바다는 기후변화의 증거"

'해양 오염'에 대해 지적한 다큐멘터리 '씨그널'을 연출한 박정례 감독 ⓒ 뉴스1

(부산=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조용히 무너지는 바다를 담아낸 영화 '씨그널'이 부산에서 개막한 '제10차 아워오션콘퍼런스(OOC)'와 발맞춰 공개됐다. 연출을 맡은 박정례 감독은 28일 뉴스1에 "환경 문제조차 인간 중심으로 해석하는 시선을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했다.

씨그널'은 기존 환경 다큐멘터리와 달리 통계나 경고 대신, 바다의 감정과 존재를 따라간다. 박 감독은 2023년 개봉한 상업영화 '봉태리'를 통해 로맨스 코미디 신성으로 주목받았다. 가짜 청년 농부와 가짜 자연인이 시골 마을에서 진짜를 찾아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왜 갑자기 심각한 다큐로 필모그래피를 틀었을까. 박 감독은 "사람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려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씨그널은 그 시선을 인간 밖으로 확장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 다큐는 부산에서 열린 '플라스틱 협약 정부 간 협상회의'(INC-4)와 올해 OOC까지, 세계 해양 보호 논의가 집중되는 흐름 속에 개봉했다.

OOC는 해양 플라스틱 오염, 해양 보호구역 확대, 기후 위기 대응 등을 논의하는 글로벌 회의다. 올해 부산 회의에서는 해양 플라스틱 협약과 블루 이코노미, 해양 탄소흡수원 관리 같은 구체적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박 감독은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플라스틱 국제협약 5차 회의 뒤 세계의 시선이 다시 부산, 그리고 바다로 향하고 있다"며 "씨그널은 이 논의에 감정의 언어로 응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위기 대응은 영화의 핵심 주제다. 박 감독은 "수온 상승과 산호 백화, 해양 생물 붕괴 등 기후변화의 상처는 가장 먼저 바다에 남는다"고 말했다. "씨그널은 숫자나 설명이 아닌, 바다가 직접 겪는 변화를 따라간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한경면 해안가에 북서풍 영향으로 떠밀려온 폐어구 등 각종 플라스틱 해양폐기물들이 널브러져있고 한쪽에는 가마우지가 강풍을 피해 앉아있다.2024.1.24 ⓒ News1 고동명 기자

박 감독은 "씨그널은 인물의 삶을 통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와 해양 소음 같은 문제의 실상을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해양음향학자 미셸 앙드레나 제주 해녀 이유정씨, 인도네시아 어민 루시판, 그린피스 핀란드 활동가 라우라 등이 일상과 해양 오염을 마주한 현실을 통해 바뀌는 삶을 조명했다. 일례로 해녀 이 씨(36)는 물질을 시작한 뒤 바다와 해안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며 활동하고 있다. 폐어구와 플라스틱이 쌓인 제주 바다를 치우고자 인명구조자격증도 취득했다.

박 감독은 "편집 과정에서 바다가 수온 상승, 서식지 붕괴, 산호 백화 같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제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바다가 기후변화의 '배경'이 아니라, 이미 심각한 변화의 '증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제작을 함께한 이지윤 PD도 "마트 수산 코너의 풍요로움 뒤에 바다가 비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획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세계는 바다를 단순히 보호해야 할 자연이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과 정책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대중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촬영 중 바닷물에 잠긴 마을, 손으로 만지면 부서지던 산호는 제작진에게 경고를 남겼다. 이 PD는 "해녀가 건져 올린 것은 해산물이 아니라 해양 쓰레기였다"고 말했다. "그 뒤로 바다에서 파도보다 폐그물이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박 감독과 이 PD 모두 앞으로도 환경 이야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 감독은 "관객이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보다, 이야기 자체가 필요로 하는 목소리를 담고 싶다"고 말했다. 이 PD는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다룬 다큐멘터리 '굿셰프'를 후속작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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