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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문 앞에 있던 은퇴 구조견…입양자는 미안했다[펫피플]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 인터뷰
"인명구조견 은퇴 후 정부 지원 절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사무실에서 인명구조견의 은퇴 후 관리 실태를 주제로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인명구조견이 은퇴한 후 입양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지원해주는 제도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한국애견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은 은퇴 인명구조견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요청했다.

박애경 사무총장은 은퇴한 119 인명구조견을 입양한 보호자들이 겪는 실질적 어려움을 가까이서 접한 것을 계기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해 건국대학교 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 석사 학위 논문으로 '은퇴한 인명구조견 관리실태 및 지원체계 제안을 위한 통합 연구'를 발표했다. 논문에서는 △은퇴 구조견의 입양 후 적응을 위한 교육 △은퇴 구조견의 의료 지원 △인명구조견을 알리는 조끼나 하네스(가슴줄) 제공 △입양 가이드라인 마련 등 구조견의 은퇴 후 복지 보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은퇴 구조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다. 구조견은 보통 8세에서 10세 이상이 되거나 건강이 악화면 무상 분양을 거치고, 입양 후 관리 책임은 전적으로 새로운 보호자가 맡게 된다.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일대에서 열린 2024 서울시 풍수해 종합훈련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견과 함께 인명수색을 하고 있다. 2024.5.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동물보호법에 봉사 동물(사역견)에 대한 정의와 일부 보호조치를 규정하고 있으나, 은퇴 후의 복지 및 관리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은퇴한 구조견에 대한 지원은 대부분 민간단체와 일부 지자체에서 소규모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은퇴한 구조견이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는 과정부터 노령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입양자가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 이는 곧 은퇴견의 복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입양 전부터 구조견과 입양자 대상 교육 필요

국가를 위해 봉사한 구조견이 은퇴 후 편안한 삶을 보내도록 돕기 위해서는 단순히 입양자를 찾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삶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평생 특정 과업을 수행하던 구조견은 어느 날 갑자기 평소 했던 역할에 대한 보상이 사라지고, 운동량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와 불안을 겪는 등 적응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은퇴 후 강미숙 씨 가족에게 입양된 인명구조견 '수안이'는 입양 초기에 매일 아침 일정 시간마다 마당에 있는 문 앞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는 행동을 보였다. 수안이가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 알지 못했던 강 씨 가족은 수안이가 매일 똑같은 행동을 했던 이유를 1년쯤 지난 뒤에야 알았다. 인명구조견으로 훈련받아 일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며 살았던 수안이는 입양 후에도 일정 시간이 되면 지시를 받기 위해 대기하는 행동을 했던 것이다. 수안이 보호자는 그 이유를 늦게 알아준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해했다.

은퇴 인명구조견 수안이는 입양 초기 매일 일정시간마다 문 앞에서 무언가를 계속 기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강미숙 씨 제공) ⓒ 뉴스1

박애경 사무총장은 "수안이처럼 은퇴 후에도 평소 훈련받은 대로 행동하려는 구조견들이 있기 때문에 은퇴가 결정된 구조견은 훈련에서 미리 제외하고, 운영기관 내에서 생활패턴을 점차 바꿔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며 "입양자에게는 사전 방문 기회를 마련해 구조견과 유대 관계를 맺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친밀한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핸들러가 구조견이 입양 간 후엔 편안하게 살았으면 하는 의도로 일부러 훈련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구조견의 행동 특성과 훈련 배경 등 정보를 입양자와 소통하고 적응을 함께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양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의료 지원'

2017년 은퇴 후 현윤슬 씨 가족에게 입양된 인명구조견 '앤디'의 활동 모습(왼쪽)과 현재 모습. 가족들은 후지마비로 움직이지 못하고 스스로 밥을 먹지 못하는 앤디를 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 뉴스1

입양자 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은퇴견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 질병은 고관절계 질환이다. 소화기계 질환, 귀 질환, 심장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도 겪고 있었다. 대형견이다 보니 검진에 드는 비용부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박 사무총장은 "관련 지원이 없다 보니 구조견을 돌보는 데 필요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어려움을 보호자들이 전부 감당하고 있다"며 "이런 어려움이 알려짐에 따라 새로운 입양자 확보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기동물 입양비를 지원해 주는 것처럼 인간을 위해 봉사한 구조견을 위한 지원 제도도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마련해 주길 바란다"며 "입양자가 면밀한 건강 관리를 해줄 수 있도록 지정 수의기관을 통해 정기 건강검진 지원, 질병치료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한 야산에서 길을 잃고 추위에 떨고 있던 80대 실종자를 순천소방서 산악119구조대 인명구조견인 '장고'가 발견했다.(순천소방서 제공)2019.4.15/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경기도 고양시에서 유기견 입양 지원비에 준해 은퇴 특수목적견을 입양하면 최대 25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다. 경상남도에서는 고양시 사례를 따라 은퇴한 구조견의 지원 관련 조례를 마련했지만 아직 지원된 사례가 없다고 박 사무총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해외는 어떨까. 해외에서도 은퇴 사역견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식적인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대형 비영리단체들이 적극적인 홍보와 모금 활동을 통해 은퇴 사역견을 지원하고 있다. 더욱이 은퇴견을 입양하려고 오랜 기간 대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박 사무총장은 "해외 선진국에서는 은퇴한 사역견들의 공로가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우리나라도 국가를 위해 봉사한 은퇴 사역견을 존중하는 문화가 향상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국가 차원의 홍보와 지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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