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이면 퍼지 데이"…넘어선 안될 선 오가는 尹지지자들
온오프라인서 "힘으로 찍어 누를 수밖에" 등 폭력적 발언 쇄도
"밀고 들어가자"면서도 "우리는 평화 집회"…모순되는 언행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이제 힘으로 찍어 누르는 수밖에 없는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이 마무리되며 이제 선고만이 남은 가운데,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연일 과격한 언사를 쏟아내고 있다.
27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 25일 윤 대통령의 최후 의견 진술이 끝난 직후인 오후 10시 30분쯤 "굉장히 순순히 발언한 거 보면 이제 힘으로 찍어 누르는 수밖에 없는데"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정확히 좌표 찍어주는 게 있어야 집결해서 실제로 폭력이라도 일어날 텐데"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어 "(선고 결과가) 8대0 인용이면 그냥 퍼지 데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퍼지 데이란 폭행·살인 등 모든 범죄가 허용되고 공권력이 무력화되는 날로, 영화 '더 퍼지'에서 유래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면 폭력도 용인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글로 해석된다.
같은 맥락으로 한 누리꾼은 "여기서 인용시킨다? 광화문에 300만 모여서 헌재랑 민주당 당사, 국회 쳐들어가서 갈아치울거다. 국민이 한다는데 이것도 폭동이냐"라고 반문했다.
입장이 상반된 커뮤니티에서도 모 언론사를 지칭하며 "폐간하는 거 꼭 내 눈으로 보고 싶다", "태세 전환해도 밟아죽여야 함"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런 거친 언행은 실제 탄핵 반대 집회장에선 다반사다. 최종 변론이 있던 당일 헌재 인근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개최한 집회에선 태극기를 망토처럼 두른 한 참가자가 대놓고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문구가 적힌 방패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 대통령을 응원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한 연사는 "주사파 빨갱이 XX들 올해 안에 다 모가지 끊어냅시다"라고 외쳤다.
또 다른 연사는 "대통령이 버티고 나면 그다음엔 우리가 밀고 들어가는 겁니다"라고 말해 무단 침입을 암시했다. 하지만 이내 "우리가 평화 집회 얘기하는데 자꾸 선동하는 사람 말 들을 것 없다"고 애매하게 말을 돌렸다.
평화적 집회를 표방하면서도 은근슬쩍 과격한 언동을 부추기는 모습은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주옥순 대한민국엄마부대 대표는 한 청년 연사가 탄핵 찬성 집회자들이 있는 방향을 향해 비속어를 외치자 "욕은 안 된다"고 말리면서도 집회자들에게 청년을 향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달라 청했다.
한편 최근 헌재 앞에서는 탄핵 찬성을 지지하는 이들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각자 구호를 외치다가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탄핵 찬반 유튜버들끼리 실랑이가 붙으면 경찰이 제지에 나서기도 한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폭력 선동은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유튜버는 지난 22일 "지금 같은 평화 집회로 탄핵을 막을 수 있을까. 윤석열 탄핵 인용 시에는 정말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살벌한 분위기와 전조들이 있어야 정치권에서 타협이 이뤄진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가 내란선동죄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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