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에 붙였으니 나도 한다"…경비실에 주차 딱지 수십장 테러한 20대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상습적으로 아파트 입주민 규정을 어기고 마음대로 주차한 20대 남성이 경비원의 단속에 앙심을 품고 '주차 딱지' 테러를 저질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7일 대구의 모 아파트 관리소 측은 아파트 커뮤니티에 '4월 14일 밤 경비실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입주민들께 협조를 구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글과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엉망이 된 경비실 내부의 모습이 담겼다. 경비실 바닥에는 흩어진 흰 종이들이 있었고 모니터와 냉장고, 유리창에는 수십장의 노란색 주차금지 스티커가 무차별하게 붙어있었다.
이에 대해 관리소 측은 "14일 밤 11시께 주차단속에 대한 불만으로 입주민이 경비실에 와서 경비원에게 욕설을 하고 힘으로 제압해 강제로 스티커를 빼앗았다. 그러고는 업무용 모니터 및 유리 창문을 저렇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간에는 경비원 1명이 근무하고 있고, 연세 있으신 경비원으로서는 감당할 수가 없어 어떻게 손을 쓸 수 없었다. 단속된 주차 스티커를 떼라는 강압적인 협박에 못 이겨 경비원은 단속 스티커를 떼 줬으며, 현재 피해 경비원은 정신적으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입주민께서도 주차 공간이 협소해 주차에 대한 불만이 있겠지만, 본인 업무를 해야 하는 직원을 화풀이 대상으로 한 이런 행동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글을 올리는 점 이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피해 경비원은 18일 대구MBC와의 인터뷰에서 "관리소에서 입주민 대표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우리한테 내려보냈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그 지시를 따라야 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 남성이) 이사 온 지가 한 3개월 정도 됐는데 자기 차에 주차 딱지가 7번인가 9번 정도 붙었다더라. 너무 심한 거 아니냐, 주차 공간도 없는데 주차 딱지 붙이는 건 너무 심하다, 당신들도 내 차에 이거 붙였으니까 그러면 나도 여기에 붙이겠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남성은 경비실에서 30분 넘게 욕설하며 행패를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남성의 차는 관리사무소에 등록되지도 않은 상태였으며 주차 금지구역에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경비실에서 행패를 부린 뒤 다시 주차 금지구역에 차를 세워두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사무소 측은 해당 입주민에게 "사과만 해달라"는 입장을 전했고, 경비원들에게는 보디캠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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