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영국의 세계적 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만의 내한 콘서트에서 "한국에 올 때마다 대통령이 없다"고 언급하자, 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이를 활용해 자신의 홍보 영상을 만들어 뭇매를 맞고 있다.

나 후보는 지난 20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coldplay'라는 제목으로 약 30초짜리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콜드플레이의 둘째 날 내한 공연 속 일부 장면을 잘라 패러디한 것이다.

당시 콜드플레이의 리더이자 프론트맨인 크리스 마틴은 공연을 마치면서 "콜드플레이가 (한국에) 올 때마다 왜 대통령이 없냐. 사실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건 이해한다. 비록 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모두가 이 세상에 존재할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믿지만"이라고 말했다.

앞서 콜드플레이가 2017년 4월 내한 공연했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돼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었다. 8년 만에 내한한 올해 역시 이달 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돼 대통령 자리가 공석이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콜드플레이와 대통령 파면 평행이론' 밈(meme)이 언급되기도 했다.

마틴은 "한국 대통령으로 추천할 만한 한 사람이 있다"며 드러머 윌 챔피언을 가리켰다. 그러면서 "그는 훌륭하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재밌고, 강하다. 그는 독재자들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으면서도 모두에게 공정하다"고 덧붙였다. 환호가 쏟아지자 챔피언은 미소를 지었다.

나 후보는 마틴이 챔피언을 소개하는 이 장면에 "다음 대통령 한 명 정해준다. 드럼통 챌린지를 한 나경원"이라는 자막을 집어넣었고, 챔피언 얼굴에는 자기 얼굴을 합성했다.

마틴이 챔피언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나경원 4강 간다. 2강 간다. 최종 후보다. 대통령이다"라는 자막을 적었다.

끝으로 나 후보는 직접 등장해 "땡큐, 콜드플레이. 다음 내한 공연에는 제가 꼭 있겠다"며 영상을 마무리했다.

영상을 본 콜드플레이 팬은 "콜드플레이가 대통령 탄핵 국면인 것도 알고 독재해서 탄핵당한 것도 알고 있다. 근데 '드럼' 멤버를 대통령으로 추천한다고 얘기한 걸 나경원이 '드럼통' 이러면서 영상을 만들었다"고 분노했다.

또 이 팬은 "콜드플레이 밴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어떤 건지도 모르면서 미쳤다. 그리고 실제 콘서트에서 얘기한 멘트의 취지랑도 전혀 맞지 않는다"며 "풍자인 척 밈인 척 올려놓고 센스 넘치는 척한다. 너무 화나서 영상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어이구 디스하는 내용인데 그것도 모르고", "콜드플레이를 이렇게 이용하냐? 허위사실 유포에 심각한 명예훼손 감", "다 떠나서 공식 채널인데 저작권 개념이 없나", "이건 가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부끄럽다", "선 넘었다", "콜드플레이가 고소해도 할 말 없다" 등 반응을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21일부터 이틀 동안 대선 후보 선출 1차 경선을 진행한다. 후보자 8명을 대상으로 100%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22일 2차 경선 진출자 4명을 가려낸다.

2차 경선에서는 당원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적용해 2인을 선출하고, 2차 경선에서 후보 4인 중 한 명이 50% 이상 지지율이 나오면 최종 후보로 확정, 그렇지 않을 경우 3차 경선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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