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모은 3억, 엄마가 다 가져가…돌려달라 하자 '키워준 값 내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엄마에게 월급 통장을 맡겼다가 20년간 모은 3억 원을 돌려받지 못한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인 40대 여성 A 씨는 홀어머니 밑에서 오빠와 함께 자랐다. 어린 시절 엄마한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미용실에 취직해 돈을 벌기 시작했다.
당시 엄마는 "네가 아직 철이 없고 어리니까 월급을 다 써버릴 것 같다. 나한테 맡기면 월급을 관리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어렸던 A 씨는 엄마 말에 수긍하고 월급을 받으면 다 맡긴 뒤 교통비와 필요한 물건을 살 때만 받아서 쓰기 시작했다.
A 씨는 "초반에는 엄마가 직접 통장 보여주면서 '500만 원 정도 모았다' 이렇게 확인시켜 줘서 안심했다"라며 "그런데 자격증 따려고 학원 다니겠다고 하니 반대하고, 겨울에 패딩을 사거나 친구들이랑 여행 가려고 돈을 달라고 하면 욕하고 짜증 냈다"고 주장했다.
엄마는 "너 때문에 아파트를 못 산다. 돈이 안 모이는 건 다 네 탓"이라고 비난하면서도 A 씨의 월급이 오르자 직장을 그만뒀다고 한다.
A 씨의 오빠도 A 씨에게 기댔다고. 10년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오빠는 "카드 빚이 너무 많고 대출을 너무 많이 받아서 돈이 없다. 네가 대출해서 돈 좀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 씨가 이를 거절하자, 엄마는 "좀 도와줘라. 불쌍하지도 않냐"고 부추겼다.
결국 A 씨는 제2금융권에서 6000만 원을 대출받아 오빠한테 줬으나, 받지 못했다고 한다. A 씨는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집에 빨간딱지까지 붙었다. 오빠한테 일부라도 갚아달라고 했더니 자기 전 재산이라며 2만 원을 줬다"고 분노했다.
이어 "엄마한테 돈을 달라고 했는데 결혼할 때 주겠다더니 결혼하고 나서 달라고 하자, 키워준 값을 먼저 계산하라더라. 맨날 죽이겠다고, 다 같이 죽자고도 협박했다"고 토로했다.
또 A 씨는 엄마와 말싸움뿐만 아니라 몸싸움으로도 번졌다며 "엄마가 저한테 흉기를 휘둘러 팔에 상처가 났다. 이런 일들이 계속돼 집을 나가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이제 제가 월급 받아서 쓰겠다고 했는데도 실패했다. 엄마가 폭행과 협박으로 다 막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A 씨가 결혼을 앞두고 용기 내서 엄마한테 "20년간 맡긴 3억 원을 돌려달라"고 하자, 엄마는 "네가 그 남자랑 평생 살 것 같냐? 이혼하면 네가 번 돈 다 빼앗긴다. 네가 힘들게 모은 돈이니 내가 안전하게 들고 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주겠다"고 했다. 통장을 보여달라는 요구에는 "내 통장인데 네가 왜 보냐. 프라이버시다"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A 씨는 "제가 신고하겠다고 소리치니까 엄마는 끝까지 '그럼 네 결혼식 날 내가 무슨 짓하나 두고 봐라'라고 하더라. 엄마한테 빼앗긴 3억 원을 받아내고 싶다"며 "어렸을 땐 몰랐는데 난 가스라이팅 당한 거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생 내가 모은 돈을 다 빼앗겼다는 생각에 우울증 증상을 보여 정신과도 다니고 있다. 남편이 엄마와 오빠한테 가서 '사과라도 좀 해달라'고 했으나, 오빠는 '그럼 뭐 사과 한 상자 보내드리냐'고 조롱했다"고 분노했다.
sby@dqdt.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