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가 올린 사진에 울컥…헌 수건 기다리는 보호소 '개린이들'
헌 수건에 의지하는 밀양 보호소 강아지들
전염병 예방 위한 잦은 교체로 기부 호소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작은 수건 위에서 강아지들이 잠을 청합니다. 수건 바꾸실 때 헌 수건은 보호소로 보내주세요.
겹겹이 쌓인 철제 케이지, 그 안에 이제 두 달도 채 안 된 듯한 어린 강아지들이 조용히 앉아 있다. 봉사자가 깔아준 작은 수건 하나에 의지해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해당 장면이 담긴 사진은 유기견 쉼터 '꼬모네하우스'의 자원봉사자가 밀양시 동물보호소에서 촬영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게시물에는 "마침 수건 바꾸던 참"이라며 수건을 보내고 싶다는 댓글이 400개 이상 달렸다.
5일 닉네임 '바우맘'으로 활동하는 봉사자 A씨에 따르면, 꼬모네하우스는 개농장과 번식장, 안락사 위기에 처한 보호소 동물들을 구조해 돌보는 유기견 쉼터다. 자체적인 보호 활동뿐 아니라 지자체 보호소의 정기 봉사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밀양 보호소는 그 활동의 중심지 중 하나다.
A씨는 "강아지들은 수건 한 장만 깔아줘도 좋아하며 그 조그마한 천 조각이 유일한 안식처인것 마냥 그 위에만 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개체를 보호하면서 전염병 예방 등을 위해 격리장에 있는 아이들이 사용한 수건은 바로 폐기해야 하기에 항상 수건이 많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진 속 강아지들이 유독 어려 보이는 이유도 있다. 밀양 등 시골 지역은 아직도 중성화 수술에 대한 인식이 낮아, 무분별하게 태어난 강아지들이 길거리를 떠돌다 보호소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입양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강아지들은 결국 안락사된다.
A씨는 "시골에서는 중성화 수술이 왜 필요한지 잘 모르거나, 설사 필요하다는 걸 알아도 동물병원까지 직접 데려가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시골 마을로 직접 찾아가 마당개를 대상으로 중성화 수술을 지원하는 '마당개 중성화 사업'이 꼭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 수건 한 장이 이 강아지들에게는 생존의 조건이자 위로의 손길이 될 수 있다. 꼬모네하우스와 밀양 보호소의 강아지들을 돕고 싶다면, 꼬모네하우스 공식 네이버 카페 또는 봉사자 바우맘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의하면 된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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